현정택 KDI 원장
현정택 KDI 원장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 살리기’ 공약의 실현에 회의적인 견해를 표명했다.
현 원장은 27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포럼에서 ‘2008년 새해 경제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명박 당선자가 경제를 꼭 살리겠다고 하는데 그런 식으로 당장 5~6개월 만에 경제를 살려낼 묘수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상반기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 당선자의 경제 살리기 공약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지면 실망도 클까봐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현 원장은 또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인 5.0%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당선자는 경제 성장률 7%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현 원장은 “지난 10월 내년 경제 전망을 내놓을 때 성장률 전망치를 5.0%로 발표했는데, 그 이후 서브프라임 사태 등으로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지금 전망치를 낸다면 그보다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 국제통화기금(IMF),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삼성경제연구소 등 주요 기관의 내년 성장률 전망을 보면 4.6%∼5.2%로 유례 없이 차이가 큰데, 이는 전망을 내놓은 시기의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에 나온 전망치일수록 다소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현 원장은 특히 물가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통화당국은 물가 상승 기대심리를 일으키지 않도록 일관성 있는 정책 집행으로 물가 안정에 대한 신뢰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신중한 통화 및 재정 정책 운용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경제학회 주최로 26일 열린 ‘2007년 경제정책 포럼’에서도 여러 경제학자들이 이 당선자의 경제 공약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의문시되거나 공약들이 서로 상충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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