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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국제유가 ‘꼭짓점’이 안보인다

등록 2008-01-03 20:18

국제유가 변천사
국제유가 변천사
중국·인도 고성장-중동·아프리카 분쟁 고착화 유가 ‘날개’
미 경제 이상징후도 변수…세계경제 내성 발휘 여부 관심
지난해 여름 골드만삭스가 ‘유가 100달러 시대’를 예고했을 때 일부에서는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서부텍사스중질유가 새해 개장 첫날인 2일 단숨에 배럴당 100달러에 이르자,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다”는 당혹감이 석유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세자릿수 유가를 만든 요인은 여러가지다. 우선 각각 10억이 넘는 인구를 둔 중국과 인도의 고도 성장세가 유가를 구조적으로 떠받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석유 수요가 지난해보다 하루 220만배럴 늘어, 지난해 증가량인 150만배럴을 능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수요는 매년 15%씩 성장하는 추세다. 2012년까지 세계 수요는 매년 2%의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동과 아프리카의 분쟁 고착화와 자원민족주의 강화도 초고유가를 점치게 한다.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회원국인 석유수출국기구(오펙)는 더는 미국을 비롯한 수입국들의 협조 요구에 순순히 응하지 않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미국 경제와 달러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면서 투기자금이 석유시장으로 몰린 것도 한몫하고 있다. 달러가 석유시장 결제대금이기 때문에 산유국들이 달러가치 하락 때 높은 값을 부르는 등, 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하나같이 유가를 부추긴다.

유가가 급등하면, 세계 산유량의 4분의 1을 쓰는 미국의 소비가 줄어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서는 게 과거 패턴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 경제가 활기를 잃더라도 신흥개발국의 수요가 곧바로 줄지 않는다는 점이 유가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전문가들의 관심은 세계 경제가 초고유가에 얼마나 내성을 발휘하느냐다. 유가는 1980년 4월 ‘이란혁명’ 직후 최고가(물가상승률 적용)인 102.81달러에 바짝 다가섰지만, ‘3차 석유파동’이라는 표현은 별로 안나온다. 세계 경제 규모가 불어 충격이 체감되고, 산업의 에너지 효율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유가 전문가들은 또 1·2차 오일쇼크에 비하면 상승 속도가 완만하다고 지적한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은 “오일쇼크 때는 6개월 동안 가격이 2배 뛰었는데, 2006·2007년 연평균 가격은 10% 정도 상승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다만 2006년 말~2007년 초 미국의 이상난동 등으로 유가가 급락해 지난해 체감 상승폭이 컸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상징후를 보이는 미국 경제를 고려하면, 유가 100달러의 의미는 심상치 않다. 경제분석기관 글로벌인사이트는 유가가 10달러 오를 때 미국 경제 성장률이 0.2%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미국 제조업 경기를 말해주는 구매관리자협회의 12월 제조업지수는 50 미만으로 경기 수축을 나타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 쟁쟁한 인물들이 올해 미국 경제가 성장을 멈출 확률을 50%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 “지난 30년간 미국의 금융위기는 실물영역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주택시장과 금융시장의 거품이 연결돼있다”며, 미국 경제의 후퇴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가 비틀거리면 미국시장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나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석유시장 관측가들은 지난해 72달러를 기록한 서부텍사스중질유 연중평균가가 올해 80~85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관들은 한국이 주로 들여다쓰는 두바이유는 74~84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측한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예상치가 올라갈 가능성도 충분하다. 일부 기관은 160달러를 점치고도 있다.

이본영 김영희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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