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실질임금 및 소비증가율 추이
피혁·가구·봉제 등 퇴출 위기
외자 끌던 세금혜택도 사라져
고급제품·서비스업 성장 예상
외자 끌던 세금혜택도 사라져
고급제품·서비스업 성장 예상
“중국의 저임금을 찾아 들어왔던 기업들의 상당수가 문을 닫았습니다. 사장이 야반 도주를 한 기업도 많았습니다.”
중국에 진출한 한 시중은행에서 일하는 이아무개 부장의 말이다. 그는 최근 고객 확보를 위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칭다오, 다롄 등을 돌아다녔다. 이 부장은 “기술력 없이 저임금만을 찾아 중국에 진출한 완구, 피혁, 가구, 신발, 봉제, 의류 분야의 상당수 업체가 퇴출 위기에 내몰려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1990년대 초 외국자본의 투자 유치를 위해 경제특구에 입주하는 외국기업에 15%의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하고 ‘2면 3감’(2년 동안 법인세 면제, 3년 동안 감면)이라는 혜택도 줬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중국 정부는 이런 특혜가 중국 기업에 대한 역차별인데다 외국기업의 저부가가치 임가공 수출이 무역 마찰을 심화시킨다고 여기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세제혜택을 폐지하고 있다. 중국 인건비 증가속도는 연간 10% 정도씩 오르고 있는 추세다.
이 때문에 중국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려면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지난달 크리스마스 때 가정주부 왕레이(51)는 베이징의 한 쇼핑몰에 입점해 있는 한국 밀폐용기업체 ‘락앤락’ 매장을 찾아 1000위안(약 13만원)어치를 샀다. 그는 “음식물을 오래 보관해도 신선한데다 중국에서 명품으로 알려져 있어 한꺼번에 많이 구입했다”고 말했다.
락앤락은 중국을 단순히 생산기지가 아니라 잠재력이 큰 거대 소비시장으로 보고 고급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 등에 입점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락앤락은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세배 이상 성장을 했다. 앞으로 중국 내 소비가 활성화되면 금융이나 유통 등 서비스 시장도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대식 우리은행 중국법인장은 “중국의 금융, 유통 등 서비스 업종은 앞으로 수요가 꾸준히 늘 것”이라며 “이제 서비스업체들도 중국 시장에서 마케팅 경쟁을 벌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베이징/정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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