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금산분리 완화 보완…구체안은 안밝혀
삼성, 현대·기아차, 엘지, 에스케이 등 4대 그룹은 새 정부 출범 뒤에도 은행을 소유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곽승준 기획조정분과 위원은 15일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4대 그룹은 은행을 인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위원은 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있는 민간자본으로 “중소기업 컨소시엄이나 연기금, 사모투자펀드” 등을 열거했다. 하지만 4대 그룹만 은행 소유를 제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다른 인수위 고위관계자는 “지난 대선과정에서 한나라당이 금산분리 완화를 공약으로 내놓자 통합신당 쪽에서 ‘삼성은행 만들자는 거냐’고 비판해 내부 논의를 거쳐 4대 그룹의 은행인수 불가 쪽으로 의견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민영화될 산업은행의 투자은행 부문과 우리은행, 기업은행 등의 대주주로 참여할 민간자본에 4대 그룹은 빠질 가능성이 높다. 곽 위원은 산업은행을 우리은행 또는 기업은행과 묶어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 “금융권 일부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은 그쪽 생각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인수위는 금산분리 규제의 완화 대응책으로, 은행과 금융회사 대주주에 대한 회계 감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곽 위원은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 아예 소유하지 못하게 하는 사전 규제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데, 사후적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대신 은행 대주주로 참여하는 기업이나 펀드 등에 대해 은행 감사에 준할 정도로 엄격하게 회계 감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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