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7점 ‘최고’…관료출신도 높아
‘낙하산’ 정치인·군인 79점 ‘최하’
‘낙하산’ 정치인·군인 79점 ‘최하’
공기업 사장 중 내부 승진자 출신이 경영을 가장 잘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인·군인 출신의 ‘낙하산 사장’은 경영성적이 낙제 수준이었고, 외부 전문가 출신도 경영 성과가 좋지 않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의 김헌씨는 최근 한국행정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 ‘정부투자기관 관리제도 변화에 따른 사장 임용 유형별 경영성과 차이 분석:낙하산 인사를 중심으로’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논문은 2000~2005년 한국전력·석탄공사·농촌공사·주택공사·도로공사·관광공사·코트라 등 13개 정부투자기관 사장 78명에 대한 정부의 ‘사장 경영 평가’ 결과를 분석했다.
이 논문을 보면, 이들 가운데 정치인·군인 출신이 34명(43.6%)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관료 20명(25.6%), 외부 전문가 14명(17.9%), 내부 승진자 10명(12.8%) 순이었다. 경영점수는 내부 승진자가 평균 83.7점으로 가장 높았다. 관료 출신도 81.1점으로 비교적 나쁘지 않았지만, 외부 전문가와 정치인·군인 출신은 각각 79.7점과 79.0점으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경영점수가 갈리는 주된 요인은 해당 분야의 경험 유무였다. 점수가 가장 나쁜 정치인·군인 출신 중 해당 분야 경험이 있는 경우는 2명(5.9%)에 불과했다. 외부 전문가 중에는 11명(78.6%), 관료 출신 중에는 17명(85.0%)이 해당 분야 경험이 있었다.
김씨는 논문에서 “민간에서 전문 경영인으로 활동했더라도 해당 기관에 대한 경험이 없으면 업무파악에 많은 시간이 걸려 실적은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이를 바탕으로 낙하산의 개념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인·군인 출신의 경우 해당 분야의 경험이 없으므로 낙하산 인사임이 분명하지만, 관료 출신의 경우 충분한 경험을 갖고 경영성과도 좋다면 낙하산으로 매도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김씨는 이어 “2000년 이후 매년 정치인·군인 출신의 공기업 사장 임용이 줄어들고, 관료와 외부 전문가의 임용은 늘어났다”며 “이는 1999년 사장추천위원회 제도가 신설돼, 이전과 달리 인사 과정에서 정부의 압력이 감소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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