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보안 소프트웨어 ‘브이(V)3’
‘빛자루’ 특별판 무료보급
‘V3 365케어’ 3월 조기출시
‘V3 365케어’ 3월 조기출시
“창립 초기에는 피시 백신 판매가 쉽지 않았지만 제품을 알리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심각하게 일합니다.”
안철수연구소(안랩)의 창립 멤버이자 인터넷사업본부를 맡고 있는 김현숙 상무의 고백이다. 그의 고백에는, 개인용 컴퓨터 보안소프트웨어의 대명사인 ‘브이(V)3’을 내놓은 지 20년째를 맞는 안랩의 고민이 오롯이 담겨 있다. 안랩은 백신시장 환경의 급변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놓고 오래 고민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오석주 대표를 비롯한 안랩 경영진들은 이날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개인용 백신의 무료화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유료로 제공하던, 실시간 감시기능 등이 들어간 피시 관리 서비스인 ‘빛자루’ 특별판을 만들어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대신 통합보안제품인 ‘V3 인터넷시큐리티(IS) 2007 플래티넘’은 유료 모델로 유지하고, 선택사양으로 원격 및 출장 점검 기능이 들어가는 새로운 유료 서비스 ‘V3 365 케어’를 3월에 내놓기로 했다.
안랩의 이런 방침은 개인 이용자들을 겨냥한 무료 백신이 쏟아지고 있는 데 따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일단 무료화를 확대하면서도 새로운 유료 서비스를 서둘러 내놓아 사용자들을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경찰청 사이버센터와 연계해 가짜 백신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바이러스 오진 상담센터 및 정보공유 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공익적 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
안랩은 그동안 무료와 유료 모델을 함께 유지하는 전략을 펴 왔다. 그러나 인터넷서비스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무료 백신을 선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용자 기반을 잃지 않으려면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최근엔 엔에이치엔(NHN)과 양해각서를 맺어,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조건으로 네이버 무료 보안서비스인 ‘피시그린’에 백신 엔진을 제공하기로 했다. ‘적과의 동침’을 선택한 셈이다. 그러나 실제 사업 진행과정에서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안랩 관계자들은 전했다. 오석주 안랩 대표는 개인 이용자에 대한 무료화의 수익 모델과 관련해 “광고나 오픈 아이디 등을 통한 수익 창출을 고민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다른 안랩 관계자도 “무료화를 하면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려다 보니 힘든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백신을 무료로 사용하는 데 익숙한 이용자들이 돈을 흔쾌히 낼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를 보여줘야 안랩이 시장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숙 상무는 “최근 2년 사이에 구매력이 있는 40~50대 유료 백신 이용자가 늘고 있어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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