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럽 자유무역협정 제6차 협상 전체회의가 열린 28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 회의장에서 김한수 우리 측 수석대표와 가르시아 베르세로 유럽연합 쪽 수석대표가 악수하고 있다. 같은 시간 신라호텔 앞에서 대한양돈협회 회원이 돼지 모형을 지게에 짊어지고 협상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FTA 6차협상 첫날…통관 무역원활화 부문 등 논의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진행 중인 유럽연합 쪽이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을 위한 본격 검토를 시작했다.
김한수 우리 쪽 수석대표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 6차 협상 첫날인 28일 저녁 협상장인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유럽연합 안에서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상에 앞서 김 수석대표는 가르시아 베르세로 유럽연합 쪽 수석대표를 만나 “개성공단 문제는 차기 정부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베르세로 수석대표는 “이 문제는 질적으로 관료들이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이슈이다. 유럽연합 안에서도 이 문제를 드디어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외교통상부 고위관계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서 외교 분야의 권한 있는 실무자들이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를 이미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첫날 부문별 협상에서는 상품 협정문, 통관·무역 원활화, 서비스·투자 부문이 논의됐다. 이미 체결돼 있는 한-유럽연합 세관 상호지원 협정을 에프티에이 협정문에 편입시키자는 유럽연합의 제안을, 우리 쪽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또 신속한 통관절차와 관련해 유럽연합 쪽이 먼저 절충안을 내놓고, 우리는 이를 검토하기로 했다. 서비스·투자 분야에선 주로 협상 방식에 대한 협의가 이뤄졌다.
6차 협상 둘째날 회의에서는 주류의 지리적 표시제에 대한 협의가 열린다. 유럽연합 쪽은 지리적 표시제에 대한 보호 수준을 강화하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쪽은 지리적 표시제에 대한 보호는 수용할 수 있으나, 강화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 전망이다. 또 지적재산권 분야에서는 유럽연합 쪽이 음식점 등 공공 장소에서 음악을 틀면 가수와 같은 저작인접권자에게 보상금을 주는 공연보상청구권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쪽은 국내 소규모 상인과 소비자 부담 증가를 이유로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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