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무역수지 추이
“고유가 탓”…두달 연속 악화
지난 1월의 무역수지가 고유가의 영향으로 월간 기준으로 사상 두번째 규모인 33억8천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산업자원부가 1일 발표한 ‘1월 수출입 실적’(통관기준 잠정치)을 보면, 수출은 328억6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반면에 수입은 362억4천만달러로 무려 31.5%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33억8천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지난해 12월에 이어 두달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월 33억8천만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는 1997년 1월의 34억8천만달러 적자 다음으로 큰 규모이며, 1월의 수입액은 사상 최대이다.
산자부 오정규 무역투자진흥관은 “1월에 원유 도입 물량이 12.3% 늘어나고 배럴당 도입 단가가 58.5% 오르면서 전체 원유 도입 금액은 73억달러로 77.9%가 증가했다”며 무역수지 적자가 크게 늘어난 원인을 고유가 탓으로 설명했다. 실제로 1월의 원유수입 증가폭 32억달러는 무역수지 적자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오 진흥관은 “원유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1분기에는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수출 증가율이 두자릿수를 계속 기록하고 있고,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산자부는 130억달러 정도의 흑자를 예상했던 올해 무역수지 전망도 1분기 상황을 지켜본 뒤 수정할 계획이다. 산자부는 지난해 연말 연평균 국제유가 전망치를 배럴당 72달러(중동산 두바이유 기준)로 가정하고 130억달러 흑자를 예상했으나, 1월의 도입단가는 배럴당 89.6달러에 이르렀다.
1월의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석유제품·액정장치·일반기계·무선통신기기 등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증가하는 호조를 보였으나, 반도체와 선박은 각각 16.4%, 8.1%씩 줄었다. 지역별로는 유럽연합(36.1%)과 러시아(21%)에 대한 수출이 크게 늘었으나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은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수입에서는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수입이 36.4% 늘어나 가장 증가폭이 컸고, 소비재 가운데 승용차와 농산물 수입도 각각 34.7%, 26% 증가했다. 다만 자본재 수입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가 35.8%, 컴퓨터 중앙처리장치는 10.3% 줄어들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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