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항공의 20년 전과 현재.
외국여행 늘며 ‘비상’ 저가진출 ‘때’도 좋아
국제선 단거리 많고 부채비율 높아 부담
국제선 단거리 많고 부채비율 높아 부담
17일로 창립 20돌을 맞은 아시아나항공의 역사는 한국의 두번째 항공사에서 한국의 양대 항공사로 성장하는 과정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15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본사에서 기념 행사를 열고 2008년 경영방침 ‘뉴 테이크 오프’처럼 새로운 비상을 선언했다.
■ 아시아나항공의 과거와 현재, 미래=1988년 2월17일 자본금 50억원, 직원 267명, 항공기 1대의 ‘서울항공’으로 돛을 올린 아시아나는 2007년말 자본금 8759억원, 직원 8202명, 항공기 65대의 중견 항공사로 성장했다. 1989년 매출액 424억원, 수송인원 191만4512명이었던 사업 규모도, 2007년 매출액 3조6505억원, 수송인원 1396만7649명으로 눈부시게 발전했다. 노선도 1988년 12월 서울~부산, 서울~광주 등 2개 국내선을 운항했으나, 현재 국제선은 17개 나라, 65개 도시, 81개 노선, 국내선은 12개 도시, 15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아시아나는 올해 3월 인천~파리 노선에 취항하고, 6월엔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을 주 14회로 2회 늘리며, 8월 인천~뉴욕 노선을 주 7회로 3회 늘리는 등 장거리 노선 강화에 나선다. 또 동유럽의 노선도 부다페스트나 바르샤바 등지에 한 곳 신설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모두 7대의 여객 항공기를 추가 도입해 모두 72대의 항공기를 갖추게 된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에어부산의 대주주가 돼 저가항공 사업에 진출함으로써 중장거리 중심의 아시아나항공과 단거리 중심의 에어부산으로 사업 부문을 차별화할 수 있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의 빛=기본적으로 국제항공 수요의 성장은 장거리 국제노선이 많은 대한항공뿐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에게도 밝은 전망을 가져다준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인당 소득이 1만5천달러가 넘으면 경제성장율보다 장거리여행 성장율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이 통례”라며 “한국은 주5일 근무제, 유학·연수, 레저, 미국비자 면제, 한·미 자유무역협정 등으로 장거리 여행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나는 올해 2개 유럽 노선을 신설하고, 2개 미국 노선의 횟수를 늘릴 예정이어서 이런 흐름의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아시아나의 저가항공 시장 진출도 때맞춘 것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시아나가 강점을 보이던 단거리 국제 노선 시장을 중소 저가항공사와 대한한공 에어코리아가 잠식할 것으로 예상되는 순간에 에어부산을 사실상 인수했기 때문이다. 최원경 프루덴셜증권 연구원은 “에어코리아나 에어부산은 브랜드 선호나 안전 정비 부문에서 중소 저가 항공사들을 압도하고 있으며,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해 저가항공 시장까지 양대 항공사가 좌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금호아시아나가 대한통운을 인수함으로써 물류에서의 시너지를 추구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어둠=저가항공 사업의 활성화는 단거리 국제선의 비중이 여객 매출의 36%인 대한항공보다 60%인 아시아나항공에게 직접적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 항공사들의 대거 진입에 따른 치열한 경쟁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시장을 일부 내줄 수밖에 없고, 에어부산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장을 방어한다고 해도 수익의 축소는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제선 취항이 가능한 제주항공, 한성항공이 아니라, 아직 운항 면허도 받지 못한 부산국제항공과 손을 잡은 것도 불리한 대목이다.
또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에 이어 대한통운을 인수함으로써 재정적 부담을 나눠져야 한다는 것도 아시아나항공으로써는 불리한 대목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80% 정도로 건전한 수준인 200%보다 높고, 경쟁사인 대한항공의 230%보다 더 높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통 항공 기업들은 항공기를 들여와야 해서 비용 부담이 큰데다, 최근의 높은 유가까지 고려하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더 낮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유럽과 미국 노선의 확대하기는 하지만, 아직 아시아나항공의 장거리 국제선 비중은 28% 정도에 불과해 53%인 대한항공에 크게 못 미친다. 최원경 연구원은 “외국 여행 수요가 갈수록 옮겨갈 장거리 노선의 확대가 시급하다”면서도 “이것은 국가간의 협상이 필요한 일이어서 쉽지 않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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