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엔 백두산 직항’ 항공사들 사업권 경쟁
건교부는 “상반기 관광 시작 어렵다”
오는 5월로 예정된 백두산 직항로 관광을 앞두고 사업 주도권을 쥐려는 현대아산과 저가·대형 항공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그러나 정부는 상반기 백두산 관광 사업 개시는 사실상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저가항공사들은 가격과 항공기 규모 면에서 대형항공사보다는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성주 한성항공 부사장은 “저가항공사에서는 30만원 수준이면 백두산까지 왕복할 수 있으나, 대형항공사는 최소 50만원 이상으로 사업성이 적다”며 “항공기도 북쪽 고려민항에서 검토한다고 알려진 터보프롭 기종을 가진 저가항공사들이 더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양성진 제주항공 실장은 “제주항공은 이미 북쪽에 2차례 다녀왔고, 현대아산과 금강산 항공 관광을 합의한 적이 있다”고 강점을 내세웠다.
현재 건설교통부의 남북간 항공 운송 기준도 두 저가항공사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 지난해 11월 건교부가 발표한 ‘저가 항공사 국제선 취항 기준’을 보면, 남북간 항공 운송엔 1년 이상의 국내선 운항 경험이 있으면서 사망사고가 없는 항공사가 참여할 수 있다. 이 기준을 충족한 항공사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한성항공 등 4곳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이승렬 차장은 “지금은 삼지연공항에 항공기가 정기적으로 다닐 수 있도록 활주로와 관제시설 등을 보완하는 것이 더 급하다”고 말했다. 삼지연공항의 활주로는 3천m로 중형(200~300인승) 항공기도 취항할 수 있으나, 항공기가 정기로 다니기 위해서는 활주로 강도를 높이고 계기비행 시설도 갖춰야 한다.
현대아산 김영수 부장은 “5월 백두산 관광을 시작하려면 남북 정부간에 서울~백두산 직항로를 포함한 항공협정을 늦어도 4월까지는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의견은 좀더 조심스럽다. 정일영 건교부 항공기획관은 “새 정부가 들어선 뒤 남북간 기본관계가 정립돼야 삼지연공항 보수와 남북 항공협정 체결 등 구체적 논의로 나아갈 수 있다”며 “물리적으로 상반기에 백두산 관광을 시작하기는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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