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시장에 더이상의 역할분담은 없다”
신흥 개발업체들 ‘배급·유통’까지 영역확장
드래곤플라이·엔도어즈 등 ‘자체 서비스망’ 구축
인정적 수익확보·다양한 게임 수급 ‘긍정적’ 평가 게임 개발을 주로 하던 신생 및 중견 게임업체들이 자체 서비스망을 갖추고 유통과 배급 사업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기존 게임시장을 쥐락펴락해온 거대 업체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1인칭 슈팅 게임인 ‘스페셜 포스’로 유명한 드래곤플라이는 앞으로 자체 서비스나 퍼블리싱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게임 개발업체로 출발했던 이 회사는 지난해 ‘라카산’과 ‘골드슬램’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댄스게임 ‘오디션’으로 알려진 티쓰리엔터테인먼트도 최근 인터넷에 포털형 홈페이지를 열었으며, 지난해부터 자회사의 게임 퍼블리싱에 나섰다. ‘데카론’, ‘서든어택’ 등을 히트시키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게임하이도 퍼블리싱 사업을 준비 중이다. 엔도어즈는 올 초 공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아틀란티카’를 직접 서비스하고 있다. 엔도어즈 쪽은 “아틀란티카를 원하는 퍼블리셔가 많았지만, 이용자들의 동향을 파악해 바로 피드백을 해주어야 하는 게임이라 직접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들은 2003년 이후 히트작을 내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회사들이다. 매출 규모 면에서 넥슨이나 엔씨소프트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직원수가 200~300여명에 이를 만큼 중량급 업체들도 적지 않다. 현재 국내에는 게임 개발업체 500여 곳이 활동 중인데, 이 가운데 자체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업체 수는 20여곳에 불과하다. 이덕규 <게임메카> 편집장은 “개발업체 스스로 서비스를 하려면 마케팅뿐 아니라 인력을 충원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정 탓에 게임 시장은 초기에 개발과 서비스, 유통 분야로 역할 분담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그러나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게임을 사서 서비스를 하는 퍼블리셔들과 개발과 퍼블리싱을 동시에 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퍼블리셔들은 지난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 중견 게임개발업체 대표는 “당시 규모가 작은 개발사는 서비스 자금이 부족한데다 온라인 쪽을 잘 몰라 서비스와 마케팅을 전담하는 퍼블리셔들이 생겨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사업을 확대하면서 안정된 수익을 창출하려는 게임 업체들의 경영 전략에 따른 것으로, 게임 개발 업체와 배급망을 책임지는 퍼블리싱 업체 사이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는 최근 업계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씨제이인터넷(넷마블), 엔에이치엔(한게임), 네오위즈게임즈(피망) 등이 퍼블리셔에서 시작해 게임 포털 사이트로 성장한 대표적 업체들이다. 이들은 자체 개발 스튜디오를 갖추고 지난해부터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개발업체로 시작한 넥슨(넥슨포털)도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퍼블리싱을 하고 있다. 게임 개발과 서비스를 병행하려는 움직임은 그동안 협력관계였던 퍼블리셔들과 게임 개발업체 사이의 갈등이 표출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게임개발업체 대표는 “(우리가) 100을 벌면 70은 퍼블리셔들 몫이 됐다”며 “예전에는 외부 투자가 많아 이런 상황을 감수했지만 지금은 투자 받기가 어려워져 자생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게임업체 관계자는 “게임 이용자 데이터베이스를 누가 갖고 갈 것인가와 마케팅을 어느 정도 해줄 것인지 등을 놓고 퍼블리셔와 개발사가 줄다리기를 벌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드래곤플라이와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스페셜 포스 재계약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다 가까스로 2년 계약 연장에 합의한 바 있다. 직접 퍼블리싱을 하는 개발업체들이 다양한 게임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이들의 도전을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다. 그러나 자체 서비스나 퍼블리싱은 상당한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사업이어서 아직 성공을 점치기는 이르다는 견해도 많다. 또 업체간 마케팅 경쟁이 불붙을 경우 시장이 과열될 소지도 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인정적 수익확보·다양한 게임 수급 ‘긍정적’ 평가 게임 개발을 주로 하던 신생 및 중견 게임업체들이 자체 서비스망을 갖추고 유통과 배급 사업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기존 게임시장을 쥐락펴락해온 거대 업체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1인칭 슈팅 게임인 ‘스페셜 포스’로 유명한 드래곤플라이는 앞으로 자체 서비스나 퍼블리싱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게임 개발업체로 출발했던 이 회사는 지난해 ‘라카산’과 ‘골드슬램’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댄스게임 ‘오디션’으로 알려진 티쓰리엔터테인먼트도 최근 인터넷에 포털형 홈페이지를 열었으며, 지난해부터 자회사의 게임 퍼블리싱에 나섰다. ‘데카론’, ‘서든어택’ 등을 히트시키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게임하이도 퍼블리싱 사업을 준비 중이다. 엔도어즈는 올 초 공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인 ‘아틀란티카’를 직접 서비스하고 있다. 엔도어즈 쪽은 “아틀란티카를 원하는 퍼블리셔가 많았지만, 이용자들의 동향을 파악해 바로 피드백을 해주어야 하는 게임이라 직접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들은 2003년 이후 히트작을 내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회사들이다. 매출 규모 면에서 넥슨이나 엔씨소프트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직원수가 200~300여명에 이를 만큼 중량급 업체들도 적지 않다. 현재 국내에는 게임 개발업체 500여 곳이 활동 중인데, 이 가운데 자체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업체 수는 20여곳에 불과하다. 이덕규 <게임메카> 편집장은 “개발업체 스스로 서비스를 하려면 마케팅뿐 아니라 인력을 충원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체 서비스 및 퍼블리싱에 나선 게임 개발업체들
씨제이인터넷(넷마블), 엔에이치엔(한게임), 네오위즈게임즈(피망) 등이 퍼블리셔에서 시작해 게임 포털 사이트로 성장한 대표적 업체들이다. 이들은 자체 개발 스튜디오를 갖추고 지난해부터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개발업체로 시작한 넥슨(넥슨포털)도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퍼블리싱을 하고 있다. 게임 개발과 서비스를 병행하려는 움직임은 그동안 협력관계였던 퍼블리셔들과 게임 개발업체 사이의 갈등이 표출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게임개발업체 대표는 “(우리가) 100을 벌면 70은 퍼블리셔들 몫이 됐다”며 “예전에는 외부 투자가 많아 이런 상황을 감수했지만 지금은 투자 받기가 어려워져 자생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게임업체 관계자는 “게임 이용자 데이터베이스를 누가 갖고 갈 것인가와 마케팅을 어느 정도 해줄 것인지 등을 놓고 퍼블리셔와 개발사가 줄다리기를 벌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드래곤플라이와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스페셜 포스 재계약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다 가까스로 2년 계약 연장에 합의한 바 있다. 직접 퍼블리싱을 하는 개발업체들이 다양한 게임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선 이들의 도전을 긍정적으로 보는 편이다. 그러나 자체 서비스나 퍼블리싱은 상당한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사업이어서 아직 성공을 점치기는 이르다는 견해도 많다. 또 업체간 마케팅 경쟁이 불붙을 경우 시장이 과열될 소지도 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