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07 실태조사
유아교육비·교재비 등은 빠져…예산의 12%
1인당 22만원…최고 부유층-빈곤층 9배 차이
유아교육비·교재비 등은 빠져…예산의 12%
1인당 22만원…최고 부유층-빈곤층 9배 차이
지난해 우리나라 초·중·고교생에게 들어간 사교육비 총액이 20조원을 넘어섰으며, 학생 한 명에 월평균 22만2천원의 사교육비가 든 것으로 조사됐다. 또 소득과 지역, 부모의 교육수준에 따라 극심한 사교육비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07년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초·중·고교생의 사교육비 전체 규모는 모두 20조400억원이었다. 초등학생은 10조2천억원, 중학생 5조6천억원, 고등학생 4조2천억원 등으로 초등학생 쪽이 가장 많았다. 이번 조사는 교육인적자원부 의뢰로 통계청이 전국 3만4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벌인 것으로, 정부 차원에서 조사한 최초의 사교육비 실태조사다. 2003년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은행의 조사로는 한 해 사교육비가 각각 13조6천억원과 9380억원으로 추정된 바 있다.
사교육비 20조400억원은 지난해 전체 예산인 165조5천억원 12%, 전국 초·중·고교에 들어간 교육예산 26조2200억원의 76%에 이르는 규모다. 이번 조사에서 학원 교재비나 식비 같은 것을 포함시키지 않았고, 유아 교육비도 제외시킨 점을 고려하면, 실제 국민들이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공교육 예산을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사교육을 받지 않는 학생까지 포함해 22만2천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221만1천원)의 10%에 해당된다. 두 자녀를 둔 가구의 경우, 한 달 평균 소비지출의 20% 이상이 사교육비로 나간 셈이다. 전국 평균 사교육 참여율은 77%로, 초등학생 참여율(88.8%)이 고등학생(55.5%)보다 훨씬 높았다. 과목별로는 수학(58.6%), 영어(55.6%), 국어(39.3%) 차례로 참여율이 높았다.
가구의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 실태를 비교해 보면, 최고 부유층(소득 700만원 이상)과 최저 빈곤층(100만원 미만)의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액이 각각 46만8천원과 5만3천원으로 아홉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또 서울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8만4천원인 반면에 읍면지역은 12만1천원으로, 갑절 이상 차이를 보였다. 또 부모의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 참여율과 사교육비 수준이 높았다. 특히 아버지보다 어머니의 학력수준이 사교육에 더 큰 영향을 끼쳐, 어머니가 대졸 이상인 경우와 초졸 이하인 경우 사교육비는 네 배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사교육 유형은 학원수강(47.2%), 방문학습지(25.2%), 그룹과외(11.8%), 개인과외(9.6%) 등으로 학원 비율이 가장 높았으나, 상급학교로 갈수록 개인과외를 받는 비율이 늘어났다. 전체 학생의 주당 평균 사교육 시간은 7.8시간이었으며, 초등학생은 평균 7~10시간, 중학생은 11~15시간, 일반계 고등학생은 4~6시간 정도였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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