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을 활용해 쉽게 작곡을 할 수 있는 ‘뮤직쉐이크’.
3D·영화·음악 제작물 도와주는 ‘콘텐츠 서비스’ 인기
흔히 손수제작물(UCC)이라고 하면 동영상이 먼저 떠오른다. 동영상 유시시를 공유하는 사이트에 가보면, 이용자들이 직접 만든 콘텐츠보다는 방송 동영상 등 저작권 문제가 걸려 있는 콘텐츠들이 많이 유통되고 있다. 최근 인터넷에는 3차원 입체영상(3D)부터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사용자가 직접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들이 움트고 있다. 이는 손수제작물이 여러 형태로 만들어져 더 광범위하게 쓰여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런 서비스들은 주로 저작권 문제를 해결한 콘텐츠에서 사용자가 필요한 부분을 선택한 뒤 이를 조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리믹스’라는 개념을 활용하고 있다. 이런 기능은 이용자들이 창작을 좀더 쉽게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아이토닉이 서비스하고 있는 ‘클로즈업’(kloseup.com)에서는 3차원 입체영상 캐릭터를 이용해 쉽게 영화를 만들 수 있다. 제작 도구를 내려받은 뒤 회사 쪽에서 제공한 여러 동영상에서 장면을 가져다 캐릭터·배경·소품 등을 다른 것으로 바꿔서 사용할 수 있다. 카메라 카테고리에서 원하는 촬영 기법을 선택하고, 대사나 사운드 등을 넣어 자신만의 영상물을 만드는 것이다. 아이토닉은 “회사 쪽이 제공할 수 있는 리소스는 한계가 있어 게임업체 등과 제휴를 통해 유명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엔브이엘(NVL)소프트도 3차원 입체영상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젭’(zeb.co.kr)을 서비스하고 있다. 젭을 내려받은 뒤 미리 등록된 세트·캐릭터·소품·효과음 등을 활용해 영상물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아이씨유(ISEEYOU)가 지난 1월부터 오픈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스토리베리’(storyberry.com)는 누리꾼들이 가장 많이 하는 활동인 ‘글쓰기’를 기반으로 한 손수제작물을 만들 수 있게 도와준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이미지나 음향을 얹는 형식이다. 클릭할 때마다 화면에 나오는 글이나 이미지가 바뀐다.
싸일런트뮤직밴드가 서비스 중인 ‘뮤직쉐이크’(musicshake.com)는 주어진 음원을 활용해 누구나 쉽게 작곡을 할 수 있다. 이병훈 마케팅담당 이사는 “우리 회사가 직접 40만여개의 음원을 만들었다”며 “사용자들은 이를 조합해 자신만의 음악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용자들이 이 서비스를 통해 만든 3만여곡을 인터넷에서 들을 수 있다. 음악을 만드는 것은 무료지만 엠피3(mp3) 파일로 내려받거나 휴대전화 벨소리,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배경음악으로 사용하려면 500원을 내야 한다. 포털 네이버에서는 만화를 쉽게 그릴 수 있는 도구인 ‘툰 스튜디오’를 제공하고 있다.
외국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손수제작물이 나타나고 있다. 아이토닉의 정은주 기획팀장은 “일본에서는 사용자가 가사와 멜로디를 집어넣으면 자동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형태로 변환하는 ‘하츠네미쿠’라는 소프트웨어가 3만개 정도 팔리면서 창작붐이 일어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게임을 활용해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인 ‘머시니마’라는 장르가 등장했다. 머시니마는 머신(machine)+시네마(cinema)의 합성어로, 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을 캡처해 영상물을 만드는 수준에서부터 스스로 줄거리를 짜서 극을 진행시키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3차원 입체영상 캐릭터를 이용해 영화를 만드는 ‘클로즈업’(위)와 직접 쓴 글에 이미지나 음향 을 얹는 ‘스토리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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