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엘지 이어 소니도
생산공장·라인 잇단 축소
생산공장·라인 잇단 축소
40년 역사의 브라운관 텔레비전이 급속히 쪼그라들고 있다. 브라운관에 견줘 얇고 가벼운 엘시디(LCD)·피디피(PDP) 등 평판 디스플레이가 텔레비전과 모니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소니는 국외 수요를 고려해 마지막으로 남겨두었던 싱가포르의 브라운관 텔레비전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산케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소니가 생산 중단을 결정한 ‘트리니트론’은 브라운관 텔레비전의 대명사다. 1968년 생산된 뒤 전세계에서 2억8천만대나 팔렸다.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가 2월 발표한 통계를 보면, 지난해 일본에서 출하된 브라운관 텔레비전은 62만5천대에 그쳤다. 협회는 올해 브라운관 출하 대수는 25만대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애초 2010년으로 예상했던 ‘브라운관 퇴장’ 시기도 2009년으로 앞당겼다.
국내 업체들도 국내 생산라인을 대부분 철수했다. 삼성에스디아이(SDI)는 지난해 11월 부산에 남아 있던 마지막 생산라인을 폐쇄했고, 엘지전자는 구미 사업장에 일부 조립 라인만을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평판 텔레비전이 소형까지 확산되고 가격도 많이 떨어져 선진국 시장에선 브라운관이 더이상 경쟁력이 없다”며 “브라운관 수요가 남아 있는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의 저가 시장도 급격히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관 텔레비전의 판매량은 지난해부터 평판 텔레비전에 밀리기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 집계를 보면, 지난해 4분기 전세계 엘시디 텔레비전 판매량은 2850만대로 2800만대가 팔린 브라운관 텔레비전을 추월했다. 분기 실적에서 처음으로 엘시디 텔리비전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김회승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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