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는 치킨집 주인이 돈은 본사가 싹쓸이?
BBQ 판촉비 가맹점에 떠넘겨…공정위 시정명령
‘치킨값 올라도 치킨집 주인은 울상.’
‘비비큐(BBQ) 치킨’으로 유명한 가맹사업본부 제너시스가 판촉비를 가맹점 사업자들에게 떠넘기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6일 시정명령을 받았다.
발단은 트랜스 지방산이 사회문제화됐던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비비큐 치킨이 튀김닭이 쓰이던 대두경화유를 올리브유로 교체하며 단번에 브랜드 인지도를 1위권으로 끌어올렸던 시기다. 재료값 상승을 이유로 원래 한 마리에 11000원이던 튀김닭 가격은 13000원으로 올랐는데, 비비큐는 가격상승에 따른 판매저하를 막기 위해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기획했다.
문제는 이 판촉물 구입을 가맹업자들에게 떠넘기면서 불거졌다. 공정위 조사를 보면, 2005년 6월1일부터 2007년 2월20일까지 제너시스는 가맹업자들한테 평균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구매량을 할당해 구입하도록 강요했다. 또 잡지·21단 자전거·동방신기 콘서트응모권·우산 등 자신이 모두 60여억원에 구입한 19가지의 판촉물을 가맹업자들에겐 72여억원에 팔아넘겼다.
2005년 6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제너시스의 이익은 21.6%나 증가한 반면, 가맹점업자들의 이익은 6.3% 증가에 그쳤다. 여기에 판촉비 부담이 더해져 치킨점 주인들의 이익증가 효과는 거의 ‘제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윤수 공정위 가맹유통팀장은 “제너시스가 직접 비용을 부담한 물품이나 물류비 등이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가맹본부는 거의 부담없이 판촉행사를 벌여 매출증대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오른 치킨값이 가맹본부의 이익증가로만 돌아간 셈이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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