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대 기업 설비투자 추이
200대 기업 ‘20% 확대 계획’ 속 반도체 되레↓
“유가상승·세계경제 한파에 증가 속단 힘들어”
“유가상승·세계경제 한파에 증가 속단 힘들어”
올해 기업들은 전년보다 설비투자 규모를 20% 정도 늘리며, 디스플레이와 조선, 철강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이 전체 투자를 이끌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미국발 세계 금융 불안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고유가와 원자재 값 상승 등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기업들이 애초 계획한대로 투자를 확대할지는 미지수다.
지식경제부는 최근 매출액 상위 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올해 투자 계획을 조사했더니, 전체 설비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19.9% 늘어난 62조5천억원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이런 설비투자 증가세는 2006년 10.9%, 지난해 0.7%에 견주면 크게 늘어나는 것이다. 제조업 분야의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보다 24.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디스플레이 분야는 최근 엘시디(LCD) 가격의 안정과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특수로 설비투자 규모가 지난해보다 무려 100.8% 늘어난 5조4090억원 될 것으로 예상됐다. 조선 산업도 생산량 급증과 선박 대형화에 발맞춰 설비투자액을 3조254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8.4% 높여 잡았으며, 지난해 22.2% 줄었던 철강 부문도 현대차그룹의 일관제철소 건설 등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60% 늘어난 6조5462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밀화학, 섬유, 제지, 중전기기 분야에서도 설비투자 증가율이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됐으며, 자동차 분야는 22.2% 늘어나 전체 평균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정보통신(3.4%) 분야의 설비투자는 거의 제자리 걸음이었다. 특히 가전(-3.4%), 반도체(-7.9%), 항공(-14.7%) 산업의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에 견줘 오히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비제조업 분야에서는 하이퍼마켓 등 새 사업 형태를 추진 중인 유통 분야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31.6%로, 에너지 산업은 7.0%로 조사됐다.
지난해 200대 기업의 설비투자 실적을 보면, 연초 계획은 2006년보다 8.3% 늘어난 56조4천억원이었으나, 실제로는 52조1천억원으로 2006년보다 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김상효 지식경제부 주무관은 “지난해엔 설비투자 증가율을 8.3%로 예상했다가, 비중이 큰 디스플레이와 철강의 대규모 투자 축소로 전체 투자율이 줄어들었다”며 “올해는 정부는 투자 활성화를 추진하지만,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영향 등 세계 경기의 악재도 있어 투자 실적을 속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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