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기계·전자 ‘미소’
항공·석유화학은 ‘울상’
항공·석유화학은 ‘울상’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기업간 희비도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불과 넉달 전까지 ‘적자 수출이 우려된다’던 자동차·기계·전자 등의 수출업계는 치솟는 환율에 요즘 미소까지 짓고 있다. 반면 항공·정유·석유화학 등 업종은 유가에다 환율 급등까지 겹친 ‘쌍끌이’ 악재에 울상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환율이 10원 높아지면 가만히 앉아서 연간 기준 매출이익이 2천억원 발생하는 구조다. 게다가 경쟁 상대인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최근의 엔 강세 현상에 고생을 하고 있어 ‘겹경사’를 맞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 매출을 외화로 결제하는 조선업계도 수혜업종이다.
하지만 같은 업종이라도 환율 급등락에 대비해 달러화를 모두 환 헤징(위험회피)을 해놓은 업체들은 사정이 좀 다르다.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은 선수금이 들어오면 거의 100%를 헤지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전액을 헤지하기 시작했다”며 “헤지를 안 했다면 막대한 환차익이 생겼겠지만 만약 환율이 내렸을 경우를 생각한다면 결국 헤지를 해놓는 편이 안전하다”고 애써 위안했다.
반대로 수입 비중이 큰 업체들은 보수적인 경영전략을 펴며 환차손을 줄이기에 급급하다. 아시아나항공은 비수익 노선 운항 여부의 재검토에 들어갈 정도로 환율 급등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수입 원유가 상승까지 겹친 정유업계는 환율이 1원 오르면 전체 연간 원유도입가가 900억원 정도 증가한다. 김재홍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단기적으론 수출업체들에 유리하지만 이렇게 고환율 상태가 지속되면 전반적인 교역상황 자체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희 김규원 이형섭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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