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라인 가동 중단·장비 매각
전세계 공급물량 3~5% 줄 것
전세계 공급물량 3~5% 줄 것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생산량 축소와 장비매각 등으로 자구책을 찾아나서 주목된다.
하이닉스 반도체는 1일 “낸드 플래시를 생산하는 청주 엠(M)9 라인의 가동을 3분기까지 중단하고, 낸드 전용 라인으로 건설 중인 엠11 라인도 애초 계획보다 생산 개시를 늦추며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 웨이퍼의 엠9 라인 장비는 3분기 이후 매각으로 방향을 잡았다. 엠9의 가동정지와 엠11의 생산 감축을 합하면 전세계 낸드플래시 공급물량이 3~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낸드 플래시는 삼성전자·도시바·하이닉스 반도체 등 세 곳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경쟁업체가 쓰러질 때까지 출혈 경쟁을 벌이는 이른바 ‘치킨게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낸드 플래시 현물가는 8기가비트(Gb) 멜티레벨셀(MLC) 기준으로 지난해 4월 평균 9.12달러에서 2.52달러까지 떨어진 상태다.
디램 시장에선 일본업체 엘피다의 ‘20% 가격 인상’ 선언에 이어, 1위 업체인 삼성전자에서도 가격 인상 방침을 내비치는 발언이 나왔다. 주우식 삼성전자 부사장은 1일 <다우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디램 가격을 소폭 인상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2분기 이후부터 시장이 호전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있는데, 현재로선 가격과 관련된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초 개당 5달러대이던 512메가비트 디램의 고정 거래가격은 올해 들어 0.88달러선으로 떨어진 가운데 ‘이젠 바닥에 왔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메모리 반도체는 국내 최대 수출품목이라, 이번 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생산 축소와 삼성전자의 디램 가격조정의 결과는 우리 무역수지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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