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디스플레이 매출 및 이익 추이
비수기에도 엘지그룹 ‘효자’ 노릇
1분기 영업이익 8810억원 사상 최고
1분기 영업이익 8810억원 사상 최고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엘지디스플레이가 분기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내며 엘지그룹의 ‘효자’가 됐다. 10일 열린 실적발표회에서 엘지디스플레이가 내놓은 1분기 성적표는 매출 4조360억원에 영업이익 8810억원이다. 지난 2006년 영업수지에서 8800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것을 생각하면 ‘상전벽해’라 할 만하다. 증권가에선 “1분기가 전통적으로 엘시디의 비수기인데다가, 엘지디스플레이가 자체적으로 장비 점검을 해 가동률도 약간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엘지디스플레이는 그동안의 부침만큼이나 지난 10년간 적잖이 ‘사명’을 갈아입었다. 엘지소프트웨어, 엘지소프트, 엘지엘시디로 이름을 바꾸다가 외환위기 시절 ‘반도체 빅딜’ 당시 엘지반도체가 현대 쪽으로 넘어가면서 엘시디 사업부를 양수받은 뒤 99년 필립스전자와의 합작으로 ‘엘지필립스엘시디’를 출범시켰다. 올해 들어 필립스전자가 지분 매각에 나선 뒤 사명을 ‘엘지디스플레이’로 변경한 상태다.
지난해 엘지전자에서 권영수 사장이 부임한 이래 업황을 타지 않는 체질로 개선하기 위해 엘지디스플레이는 대대적인 원가절감 노력과 업무 효율화 작업에 나섰다. 극한의 목표를 설정한다 해서 사내 별명이 ‘극한도전 사장’인 권 사장은 ‘맥스 캐파, 민 로스’(생산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로스를 최소화한다는 의미) 정책을 내걸었다. 엘지디스플레이 쪽은 1분기 매출이 지난해 4분기에 견줘 7% 가까이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사상최대를 기록한 데 대해 “엘시디 패널 가격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원가절감 활동과 생산성을 높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엘지디스플레이 공장은 수율(완전한 합격품 비율)이 90%선을 넘는 ‘골든 수율’을 기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엘시디의 수요 자체는 전세계적으로 꾸준히 늘고 있지만 가격이 따라 오르지는 않는다는 데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민천홍 연구위원은 “엘지디스플레이가 6세대와 7세대 라인을 지어놓고 투자에 비해 수요가 빨리 늘지 않아 고전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내년 8세대 라인 가동을 앞두고는 곧 거래업체들과 가격협상에 나서 가격을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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