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이티의 3D 티브이 상용화 기념 발표회가 1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편광 안경을 끼고 입체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일본 비에스사와 손잡고 3차원방송 시작…“시장 선점 효과 기대”
현대아이티(IT)가 15일 세계 최초로 ‘3차원(3D) 티브이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지난주 일본에서 출시한 46형(116.8㎝) 풀 에이치디(HD)급 3차원 엘시디 티브이는 일본의 가전양판점 ‘빅 카메라’에서 대당 4만9800엔(약 48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3차원 모니터나 티브이가 그동안 없었던 건 아니지만, 3차원 프로그램을 실시간으로 받아 방영을 하는 티브이로선 최초다.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상용화 발표회장엔 뜻밖의 일본인 한 명이 등장했다. 야마시나 마코토(63) 일본비에스(BS) 주식회사 사장이다. 일본의 완구회사 반다이의 사장을 맡으며 건담 완구 및 다마고찌, 파워레인저 시리즈 성공 등으로 일본은 물론 전세계에 ‘반다이 신화’를 일궈냈던 주역이다.
야마시나 사장은 현대아이티와 손잡고 3차원 방송프로그램을 준비해온 인연으로 이날 자리에 참석했다. 빅 카메라, 〈마이니치 신문〉 등이 출자한 비에스주식회사는 지난해 12월1일부터 일본 위성방송(BS) 11 채널을 통해 방송을 시작했는데, 하루에 15분짜리 ‘3디 입체혁명’이란 프로그램을 평균 2~4차례 내보내고 있다. 야마시나 사장은 “그동안 3차원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티브이가 없었는데 이번 현대아이티의 티브이 출시에 따라 일본의 시청자들도 3차원 프로그램이 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비에스11’의 3차원 프로그램 방송 또한 세계 최초다. 그는 “두개의 렌즈가 달린 카메라로 촬영한 3차원 프로그램을 궁극적으론 24시간 방송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3차원 티브이는 편광필름을 입힌 안경을 끼고 보는 방식이다. 현대아이티의 최종원 공동 대표이사는 “비에스주식회사와 함께 여러 방식을 검토한 끝에 화면의 질감과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 가장 먼저 상용화할 수 있는 방식을 택했다”며 “현재는 일본 뿐이지만 3차원 방송을 준비 중인 나라가 여러 곳 있어 시장 선점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아이티는 올 6~8월 안에 일본에서 20만엔대 후반의 가격으로 32형(81.3㎝)이 나오면 3차원 티브이도 점차 대중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9월 말쯤 김천 공장에서 월 3만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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