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첫 정례브리핑 낮춘 ‘경제성장률’ 한번더 낮추기
“언제쯤 경기가 바닥을 칠 지는 모르겠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올해 6% 경제성장은 어려울 것 같다”며 한 말이다. 기획재정부는 강 장관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보완자료를 내 “정부가 6% 성장 목표를 포기하거나 변경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밝혔다. 성장률은 여전히 강만수 경제팀에게 뜨거운 감자다.
강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이른바 ‘747 공약’(집권 기간 내 연평균 7% 성장률과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으로 세계 7대 경제강국이 된다는 것) 도 정치적 수사의 성격이 강하고, 세계 경제 흐름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해서 나온 무리한 것이었음을 인정했다. 그는 “747공약을 입안할 때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은 모두 반대했다”며 “그러나 리더는 비전을 내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전술이 있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공약이 나왔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미국 경제가 이렇게 나빠질 줄 몰랐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넘게 오를 것이라는 얘기에 모두가 코웃음을 칠 때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권 출범과 함께 6%로 한번 낮춘 성장률 목표마저 달성하지 못할 경우 듣게 될 비판을 미리 차단하려는 뜻이 묻어난다. 6% 성장률 목표를 그대로 밀고가다가는 더 큰 무리수를 쓸 수밖에 없다는 점도 적잖이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가능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뜻을 분명히 했다.
재정지출 확대방안은 예상을 크게 뛰어넘고 있다. 강 장관은 세계잉여금 가운데 정부가 쓸 수 있는 4조8천억원을 중소기업 전용 케이블텔레비전 설립 등에 쓰겠다며 구체적으로 지출 항목까지 나열했다. 지금의 우리 경제 상황이 국가재정법이 규정한 ‘급격한 경기침체’ 등 세계잉여금으로 추가경정예산안을 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은 정부도 인정한다. 하지만 아직 제대로 시행해본 적이 없는 정부재정법을 고쳐서라도 재정지출을 늘리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올해 초과세수 예상분을 앞당겨 쓰겠다고 밝힌 것도 비상적 조처에 가깝다. 강 장관은 “국내총생산의 1%도 안되는 돈을 푼다고 물가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겠느냐”며 부작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걷히는 세금을 민간에 돌리겠다는 것은 일리가 있다. 강 장관은 “선진국 어느 나라도 정부가 재정흑자를 통해 민간경기를 위축시키지 않는데, 우리는 위축시켰고 올해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의 감세안이 경기부양의 효율성이나 조세형평성을 고려할 때 가장 합당한 방식이냐는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법인세를 내린 뒤, 소득세와 상속세도 손 볼 뜻을 밝혔다. 기업이 보유한 부동산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도 ‘경쟁력’ 관점에서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에따른 경기부양 효과가 있기는 하겠지만, 그보다는 여당 지지세력에게 항구적인 이득을 안겨주는 측면이 더 큰 감세안이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강장관 일문일답 “일자리 줄고 서민들 어려움 커질 것” 강만수(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6% 경제성장 목표 달성의 어려움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강 장관은 “올해 1분기 우리 경제는 5% 후반의 성장을 한 것으로 전망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률이 낮아져 올해 전체로 6% 성장이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올해 6% 성장률 목표치는 아직 유효한가? =국제통화기금을 비롯한 국제기구가 올해 초에 견줘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 포인트 이상 낮췄다. 우리 경제도 올해 6% 성장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자리가 줄고 서민들이 어려움이 커질 것이다. -세계잉여금 가운데 4조8천억원을 어디에 쓸 것인가? =여유 자금을 정부가 그대로 쥐고 있으면 민간 경제가 위축된다. 어제 (추경 편성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과 만나 상당히 조율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중소기업 전용 케이블텔레비전, 전통시장의 ‘1시장 1주차장 사업’, 공동배송센터 건설 등 영세 상인 영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쓰자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 돈 없어 학교 못 가는 사람 없게 하고, 대학생 학자금 지원 등에도 쓸 것이다. 금요일 아침 당정청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할 것이다. -감세 정책은? =법인세율 인하는 5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면 좋겠다. 기업용 부동산에 대한 세금은 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갈 것이다. 소득세는 면세점을 조정하기보다는 세율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을 놓고 말이 많았다. =산은 민영화는 금융위가 스스로 알아서 잘할 것이다. 가능한 나는 협의를 안 하겠다고 (금융위 쪽에) 얘기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강장관 일문일답 “일자리 줄고 서민들 어려움 커질 것” 강만수(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6% 경제성장 목표 달성의 어려움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강 장관은 “올해 1분기 우리 경제는 5% 후반의 성장을 한 것으로 전망되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률이 낮아져 올해 전체로 6% 성장이 어렵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올해 6% 성장률 목표치는 아직 유효한가? =국제통화기금을 비롯한 국제기구가 올해 초에 견줘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 포인트 이상 낮췄다. 우리 경제도 올해 6% 성장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다. 일자리가 줄고 서민들이 어려움이 커질 것이다. -세계잉여금 가운데 4조8천억원을 어디에 쓸 것인가? =여유 자금을 정부가 그대로 쥐고 있으면 민간 경제가 위축된다. 어제 (추경 편성에 반대하는)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과 만나 상당히 조율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은 중소기업 전용 케이블텔레비전, 전통시장의 ‘1시장 1주차장 사업’, 공동배송센터 건설 등 영세 상인 영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쓰자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 돈 없어 학교 못 가는 사람 없게 하고, 대학생 학자금 지원 등에도 쓸 것이다. 금요일 아침 당정청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할 것이다. -감세 정책은? =법인세율 인하는 5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면 좋겠다. 기업용 부동산에 대한 세금은 기업 경쟁력 강화라는 관점에서 풀어갈 것이다. 소득세는 면세점을 조정하기보다는 세율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을 놓고 말이 많았다. =산은 민영화는 금융위가 스스로 알아서 잘할 것이다. 가능한 나는 협의를 안 하겠다고 (금융위 쪽에) 얘기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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