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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케이티앤지 성공비결? ‘병주고 약주기’

등록 2008-04-27 22:57수정 2008-04-28 01:12

케이티엔지·한국인삼공사 연간 매출액 추이 (왼쪽) 20살 이상 성인 남성 흡연률 (오른쪽)
케이티엔지·한국인삼공사 연간 매출액 추이 (왼쪽) 20살 이상 성인 남성 흡연률 (오른쪽)
흡연자 줄어도 1분기 순익 50% 증가 ‘깜짝 실적’
홍삼 판매 갑절 늘고, 수출·부동산 개발도 한몫
‘담배 끊은 사람’보다 ‘꿋꿋한 애연가’를 더 독한 사람이라 할 만큼 금연이 대세다. 담배 피울 곳을 찾기 어려운 것은 물론, 흡연자는 아예 취업지원서도 못 내고 옷에서 담배 냄새만 나도 벌금을 내야 하는 회사가 있을 정도다. 통계청 집계로, 20살 이상 성인 남성 흡연율은 1999년 67.8%에서 2006년 52.2%까지 떨어졌다. 전체 성인 흡연율도 같은 기간 35.1%에서 27.3%로 하락세다.

담배가 ‘공공의 적’이 돼버렸는데도, 국내 대표 담배회사인 케이티앤지는 올 1분기 ‘깜짝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 5616억원(지난해 동기 대비 +9%), 영업이익 2072억원(+32.5%), 순이익 1961억원(+50.7%)이다. 모든 증권사들이 탄성을 질렀고, 좋지 않은 증시 여건에도 목표 주가를 잇달아 높여 잡았다. 뿐만 아니라 케이티앤지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중 지난해 영업이익 13위, 순이익 18위를 기록했고,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33.75%로 금융업종을 제외한 30대 기업 중 수년째 1위를 지키고 있다.

금연 바람이 거센 터에 담배회사가 승승장구하는 데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 무엇보다 ‘홍삼’이 최고 효자다.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며 쇼핑가의 최고 인기상품으로 떠오른 홍삼제품은 대부분 한국인삼공사에서 만든다. 이 인삼공사가 1999년 옛 한국담배인삼공사에서 분사된 케이티앤지의 100% 자회사다. 인삼공사의 대표 상품인 정관장 홍삼정 240g들이는 2003년 32만5276병에서 지난해 60만1400병으로 두 배 정도 판매량이 늘었다.

이 때문에 케이티앤지는 “병 주고 약 준다”는 우스갯소리와 “환상의 포트폴리오”라는 찬사를 동시에 받는다. 지난해 매출액 5211억원, 순이익 1283억원인 인삼공사는 케이티앤지 순이익에 19.4%를 기여했고 내년에는 20%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6년 희대의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케이티앤지를 노렸던 것도 알짜배기 인삼공사 때문이었다.

둘째는 수출이다. 케이티앤지는 그동안 대표적인 내수 기업으로 꼽혀 왔지만, 이젠 원-달러 환율 급등 수혜주라고 일컬어질 만큼 수출 비중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담배 수출 금액은 3793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16% 정도였다. 특히 비싼 축에 드는 담배 ‘에쎄’가 러시아에서 애연가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난해 1분기 4천만갑에서 올 1분기에만 7천만갑의 판매고를 올렸다. 환율 효과 덕에 판매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17.2%나 상승했다. 다만 러시아에서는 다국적 담배회사들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화 전략을 펼치며 올해 초 터키 공장을 완공한 데 이어 최근 러시아 공장 신설 계획도 발표했다.

내수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2500원짜리 고가 담배 판매 비중이 늘어나고, 국내산 담뱃잎 대신 값싼 수입산 담뱃잎 사용을 늘리면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또 흡연율이 장기 하락세에 있긴 하지만, 정부의 흡연율 통계와 달리 담배 소비량은 오히려 소폭 늘어났다. 지난해 국내 전체 담배 소비량은 45억갑 이상으로 전년 대비 4.7% 늘었다. 같은 기간 케이티앤지의 국내 담배 판매량은 31억8천만갑으로 1.6% 증가했다.

이 밖에 옛 전매청 시절부터 전국 곳곳에 갖고 있던 땅도 든든한 자산이다. 지난해 전주창 터에 분양 사업을 벌여 매출 2500억여원이 내년까지 나타날 전망이다. 대구창 터 역시 올해 대구광역시로부터 개발 인가를 받았고, 수원창 개발은 2011년으로 예정돼 있다.

건강보험 재정 악화로 세금 인상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담뱃값을 올려야 할 상황이 올 수 있지만, 그다지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기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담배 소비의 특수성 때문에, 담뱃값 인상에 따른 담배 소비 감소는, 일정 가격 이전까지는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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