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주요 계열사 간 소유·지배구조
금호산업 1분기 265억 적자 등 주요 계열사 실적 악화
대우건설·대한통운 M&A “탄탄한 계열사 확장에 활용”
대우건설·대한통운 M&A “탄탄한 계열사 확장에 활용”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규모 인수합병(M&A)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대우건설, 대한통운 인수로 재무적 부담이 커진 터에 그룹의 양대 지주사 가운데 하나인 금호산업이 올 1분기에 적자로 돌아섰다. 금호산업은 올 1분기에 265억1400만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에 견줘 2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 줄었다. 손실을 기록한 부분은 주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와 관련해 발생했다. 인수 과정에서 대우건설의 영업권 상각과 금호산업이 가지고 있던 대한통운 주식을 아시아나항공에 넘기면서 544억원의 지분법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이는 애초 190억원 안팎의 지분법 이익이 나리라던 예상과 다른 결과다.
금호산업 주가는 이런 실적이 발표된 지난 24일 하한가를 기록한 뒤 이후 나흘간 21.6%나 하락했다. 무엇보다 하한가까지 간 요인으로는 대우건설 인수 때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주어진 ‘풋백옵션’에 대한 우려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6년 11월 금호산업은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은행 등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주가가 일정 기준을 밑돌 경우 되사주기로 하고 부족한 자금을 끌어들였다. 2009년 12월14일까지 대우건설이 주당 3만3085원을 밑돌 경우엔 되사줘야 하는 것이다. 대우건설 주가는 25일 종가 기준으로 1만7950원에 불과하다.
지난 3월 대한통운의 인수 주체로 대우건설을 내세운 것도 시장에 나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룹은 대우건설로 하여금 5460억원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게 해 대한통운 인수자금으로 활용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선 금호아시아나가 그룹 덩치를 키우기 위해 대우건설의 탄탄한 재무적 안정성을 훼손한 것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대우건설이 그룹의 인수합병용 자금 마련에 이용되면서 주가가 떨어지고, 대우건설 주가 하락으로 인한 ‘풋백옵션’ 우려감이 그룹의 재무적 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다는 것이다.
지난 24일 실적을 발표한 아시아나항공도 영업외 손익 부문에서 대한통운 인수관련 사채발행으로 이자비용이 무려 389억원이나 잡혔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783억원 환손실까지 발생했다. 그나마 258억원의 지분법 이익 덕분에 적자는 간신히 면했다.
이런 주력회사들의 1분기 실적악화와 관련해,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실적 발표 직후 나온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는 금호산업 등의 잠재력은 충분하며 일시적 실적악화에 따른 단기조정일 뿐이라는 것이었다"며 그룹 전반의 재무적 안정성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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