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
3년 8개월만에 최대 상승
국제유가 및 곡물값 상승 영향이 국내 서비스 요금 인상 등으로 파급되면서 4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4% 넘게 뛰어올랐다. 물가가 급등해 가계의 실질소득이 감소하면 소비는 한층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통화위원회가 경기 위축을 완만하게 하기 위해 금리를 내리는 데도 부담이 커지게 됐다.
통계청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3월보다 0.6%,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서는 4.1% 올랐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은 것은 2004년8월(4.8% 상승) 이후 3년8개월 만의 일이다.식료품 등 가계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152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도 전년동월대비 5.1% 올라, 지난 1월에 이어 다시 5%대로 진입했다.
품목별로는 경유(전년동월대비 30.4%), 휘발유(11.5%) 등 연료가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돼지고기 값도 사료값 상승여파로 12.9%나 올랐다. 농산물 및 석유류를 빼고 본 ‘핵심물가지수’도 3.5% 뛰어올라, 2001년11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이는 유가 상승 등에서 시작된 물가 상승이 다른 영역으로 계속 번지고 있음을 뜻한다.
공공서비스 요금은 도시가스비가 14.5% 오른 영향으로 전년동월대비 3% 상승했고, 개인서비스 물가도 국외 단체여행비(10.4%), 유치원 납입금(8.4%), 공동주택관리비(5.9%), 종합반 대입학원비(7.3%) 등이 많이 올라 가계에 큰 부담을 안겼다.
허진호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원유와 금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공업제품 물가를 끌어 올리고, 신학기 때 인상된 납입금과 학원비 등은 개인서비스 물가에 반영되면서 4월 소비자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가격을 특별관리하기로 한 주요 생필품 52개 품목은 지난달에 견줘 30개 품목의 값이 오르고, 9개 품목만 내렸다. 13개 품목은 가격 변동이 없었다. 품목별 가중치를 적용해 환산한 지수로는 지난달에 견줘 0.6%,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5.8%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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