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 게이츠(왼쪽에서 두 번째)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정의선(오른쪽에서 두 번째) 기아자동차 사장이 엠에스와 현대·기아차간 차량용 아이티 및 인포테인먼트 분야에 대한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빌게이츠 회장 “컴퓨터 키보드·마우스 대체 가능할 것”
국내 100여개 게임업체 육성…현대차와 ‘차량IT’ 제휴
국내 100여개 게임업체 육성…현대차와 ‘차량IT’ 제휴
“앞으로 10년간,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 방식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7년 만에 방한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6일 저녁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디지털, 다음 10년’이란 주제로 한 특별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연설은 6~8일까지 열리는 ‘서울디지털포럼 2008’ 행사의 일환이다.
21세기 첫 10년을 ‘디지털 데케이드’로 규정한 게이츠 회장은, 이제 제2의 디지털 10년이 시작되며 이에 따라 세계 경제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특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의 혁신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이츠 회장은 “지금까지 컴퓨터 사용에서 키보드와 마우스가 주로 활용됐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방식이 도입돼 자연스러운 인터랙션(상호작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예로 ‘음성 인식 기술’과 ‘타블릿 피시’(소형피시)를 언급했다. “컴퓨터가 음성을 인식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우리를 비롯한 여러 업체들이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휴대전화에 음성만 넣으면 다양한 데이터를 조회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다른 하나는 펜과 관련된 것으로, 타블릿 피시 화면이 필체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게이츠 회장은 또 제2의 디지털 시대에는 벽에 디지털 스크린을 부착해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고, 다양한 디바이스와 연결된 휴대전화에서도 이런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환경이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날 우주공간을 볼 수 있는 가상현실 소프트웨어인 ‘월드와이드 텔레스코프’를 직접 시연하며,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빌 게이츠 회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국제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만찬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보 격차 문제와 관련해 “인터넷 기술 개발과 가격인하 노력을 계속하면 가난한 사람과 노약자 등 정보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 균등한 혜택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게이츠 회장은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과 게이츠 회장은 또 자선사업을 화제 삼아 이야기를 나눴다.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운영 중인 게이츠 회장은 “아이들에게 돈을 얼마나 쓰는 게 아니라 어떻게 쓰는 게 중요한지 가르쳐주고, 기술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키는지 보여주기 위해 내 생애를 바칠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회장은 또 이 대통령에게 “기부를 많이 하고 자선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며 “퇴임 후 같이 자선사업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좋은 아이디어”라며 “아프리카 등지에 대한 기여가 중요할 것 같다”고 화답했다.
게이츠 회장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앞으로 5년간 7조원의 경제유발 효과를 일으킬 수 있도록 한국 정부 및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차량용 정보기술과, 게임, 교육 등의 분야에 5년간 모두 1억4700만달러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날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현대·기아차와 차량용 정보기술 및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 합성어) 분야에 대한 전략적 제휴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차세대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 착수하고, 현대·기아차는 이를 차량에 적용하게 된다. 두 회사는 정보통신연구진흥원과 차량 분야 중소 벤처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차량용 아이티 혁신센터’를 공동설립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한국엠에스는 한국게임산업진흥원과도 양해각서를 맺어 ‘글로벌 게임허브센터’ 설립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센터는 국내 게임업체 100여 곳의 육성을 목표로 세웠다. 한국엠에스는 또 올 상반기에 ‘게임 인큐베이션 랩’을 한국게임산업진흥원에 설치하고 국내 게임 개발 업체들의 다중 플랫폼 게임 개발에 대한 기술 지원에 나선다. 다중 플랫폼 게임이란 엑스박스 같은 콘솔 게임기를 비롯해 피시, 아이피티브이(IPTV), 모바일 기기 등에서도 모두 작동하는 게임을 말한다. 박현정 황준범 기자 saram@hani.co.kr
이날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현대·기아차와 차량용 정보기술 및 인포테인먼트(인포메이션과 엔터테인먼트 합성어) 분야에 대한 전략적 제휴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차세대 차량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에 착수하고, 현대·기아차는 이를 차량에 적용하게 된다. 두 회사는 정보통신연구진흥원과 차량 분야 중소 벤처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차량용 아이티 혁신센터’를 공동설립한다는 데도 합의했다. 한국엠에스는 한국게임산업진흥원과도 양해각서를 맺어 ‘글로벌 게임허브센터’ 설립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센터는 국내 게임업체 100여 곳의 육성을 목표로 세웠다. 한국엠에스는 또 올 상반기에 ‘게임 인큐베이션 랩’을 한국게임산업진흥원에 설치하고 국내 게임 개발 업체들의 다중 플랫폼 게임 개발에 대한 기술 지원에 나선다. 다중 플랫폼 게임이란 엑스박스 같은 콘솔 게임기를 비롯해 피시, 아이피티브이(IPTV), 모바일 기기 등에서도 모두 작동하는 게임을 말한다. 박현정 황준범 기자 sar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