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 및 재고 증가율 추이
재고증가>출하증가 두달째
소비자 판매등 내수 부진
소비자 판매등 내수 부진
기획재정부는 최근 우리 경제가 경기 정점을 통과해 하강 국면에 진입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위축이 우려된다고 9일 밝혔다. 이명박 정부 출범 뒤 재정부가 경기를 ‘하강 국면’이라고 공식 판단한 것은 처음이다.
재정부는 이날 발표한 5월 경제동향 보고서(그린북)에서 “수출은 큰 폭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내수가 나빠지고 있고, 고유가 등으로 물가 오름세도 지속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재정부는 4월 경제동향 보고서에서는 “우리 경제가 경기상승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나 대외 여건의 지속적인 악화로 심리지표와 선행지수가 나빠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재정부는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했다고 판단하는 근거로, 우선 3월 광공업 생산이 두자릿수(10%)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재고 증가가 출하 증가를 두 달 연속 웃돈 점을 꼽았다. 또 3월 소비자판매가 지난해 같은달보다 4.2% 증가해 작년 연간(5.3%) 및 4분기(4.5%) 증가율을 밑도는 등 내수가 부진한 점을 들었다. 이와 함께 설비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3월 취업자 증가가 전년 대비 18만4천명에 그친 점도 경기 하강의 근거로 보았다.
앞으로 경기 흐름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전년 동월비)는 지난 3월까지 넉 달 연속,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두 달 연속 나쁜 흐름을 보인 바 있다.
재정부는 내수 부진이 4월에도 이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재정부가 비공식 집계한 백화점의 전년 동월 대비 매출 증가율은 3월 6.7%에서 4월 4.3%로, 할인점의 매출 증가율은 2.8%에서 0.2%로 크게 둔화됐다. 신용카드 승인액도 3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25.5% 늘었으나, 4월에는 19.4% 증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4월에 4%대로 올라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5월에도 4%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재정부는 내다봤다. 물가 상승은 내수 경기에 나쁘게 작용한다.
재정부는 “앞으로도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유가 및 교역조건 악화 등에 따라 추가적인 경기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경기 안정을 위한 정책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4월의 경상수지와 관련해,재정부는 “수출이 27% 늘면서 무역수지는 균형 수준에 다가섰으나, 12월 결산법인의 대외배당금 지급 등으로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다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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