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직장인 “먹고 살려고 일해요”
삼성경제연 보고서…영미권 ‘자아실현’·일본 ‘관계지향’
한국의 근로자들은 일에서 보람을 찾기보다는 그 자체를 생계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은 피폐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4일 삼성경제연구소가 배포한 ‘근로관의 국제비교’ 보고서를 보면, 31개국의 20~69살 근로자들을 설문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근로관은 업무 보람과 인간관계의 만족도가 모두 낮은 ‘생계수단형’으로 분류됐다.
미국과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등 영미권 국가들은 업무 보람과 인간관계의 만족도가 모두 높은 ‘자아실현형’으로, 프랑스와 스웨덴, 핀란드 등은 일에서는 보람을 찾지만 개인주의와 권위주의의 충돌로 직장에 대한 충성도 등은 낮은 ‘보람중시형’으로 분류됐다. 일본은 일에 대한 보람이 낮지만 팀워크를 강조하는 조직문화의 영향으로 직장내 인간관계에서는 만족도가 높은 ‘관계지향형’으로 분석됐다.
이런 차이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미국과 프랑스는 직무급제가 보편화되고 직무 관련 교육프로그램이 활성화된 데 비해 일본은 선후배 멘토링을 통해 일의 숙련도를 향상시키는 근로문화가 뿌리깊은 점이 꼽힌다. 예를 들어 지이(GE)는 교육이 기업 성과창출로 직접 연결되는 성과지향적 리더십 교육으로 유명한 데 비해, 자동차부품업체인 일본의 덴소는 현장 책임자가 자신의 감과 아이디어를 종업원들에게 전수하기 위한 지침서를 만들고 수시로 테스트하는 식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직능 향상 교육이 부족하고 적성보다는 연봉과 안정성, 사회적 평판 등을 보고 직장을 선택하는 편이어서 업무에서 보람을 찾기 어려운데다 외환위기 이후로 평생 직장의 개념이 무너지면서 직장에 대한 충성도 또한 크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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