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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만, 정보기술산업 왜 강할까?

등록 2008-06-13 19:34

대만 수도 타이페이에서 남서쪽으로 약 70㎞ 떨어진 ‘신주’에는 둥그렇게 웅크린 모양새의 비영리 연구개발(R&D) 센터인 공업기술연구원(ITRI)이 들어서 있다. 방학을 맞은 캠퍼스처럼 조용한 분위기의 겉모습과는 달리, 내부에서는 첨단 기술 개발 및 벤처 기업 인큐베이팅이라는 역동적인 활동이 지난 1973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인 티에스엠시(TSMC)도 이 연구소에서 연구를 수행하던 팀이 벤처로 커나간 경우다. 이런 방식으로 연구소에서 독립한 업체는 140여개가 넘는다. 연구소는 또 연구개발(R&D) 컨설팅부터 특허, 법무, 노사관계와 관련된 다양한 지원을 기업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연구소에서 5㎞ 가량 이동하면 1980년 대만 정부가 조성한 735만㎡ 규모의 신주과학산업단지가 눈 앞에 펼쳐진다. 티에스엠시 본사도 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단지 안에는 외국 업체 58곳을 포함해 총 440개의 정보통신 업체들과 나노(Nano) 등 첨단 기술 연구소도 들어서 있다. 입주 업체들은 5년간 세금 면제, 인력 교육 혜택 등을 받는다. 과학단지에서 6㎞ 가량 떨어진 곳에는 지아통대와 칭화대가 있으며 이들 대학은 공업기술연구원이나 과학단지와 함께 연구 활동을 한다. 이렇게 양성된 인력들은 다시 현업에서 활약하게 되는 것이다.

가까운 거리만큼이나 밀접함을 자랑하는 산·학·연의 연계성은 대만이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주목받게 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대만은 신주과학단지의 성공으로 1996년, 2003년에 각각 남부와 중부에도 과학단지를 조성했다. 지난달 25일 미국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발표한 ‘세계 아이티 100대 기업’ 순위를 보면 대만은 컴퓨터 및 반도체 등 모두 18개 업체가 100대 기업에 포함됐다. 33개 업체가 100대 기업에 포함된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반면, 100대 기업에 속한 한국 업체는 4곳에 불과했다.

공업기술연구원(ITRI)의 인터내셔널 비즈니스 센터장인 셰량한 박사는 정부의 지원만으로는 정보기술 산업 발전을 다 설명할 수 없다며 “아이티 산업 초창기 시절, 정부는 무조건적인 지원 대신 살아남기 위한 기업간의 경쟁을 내버려두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중국을 떠나 미국에서 20~30년간 거주하고 있던 경험이 풍부한 벤처 캐피털리스트나 인력들이 돌아와 신주과학공업단지에서 그들 스스로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기업을 설립했다”며 “이런 상황이 선진 기술이 안착하는 데 도움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은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창업도 활발하다. 특히 엘시디(LCD), 중앙처리장치(CPU) 등 피시 관련 부품 생산에 종사하는 중소기업만 6천여개에 이른다. 이들은 서로 경쟁하면서도 긴밀한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대만 정보통신 업체 관계자들은 은행이나 벤처캐피털로부터 창업자금 융통이 어렵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신주과학공업원구관리국의 투자과 담당자인 우엔보우는 “정부의 지원도 있는데 이 경우 매우 엄격한 감시를 받는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 위주의 사업구조는 대만의 문화적 특성이 반영됐다는 의견도 있다. 셰량한 박사는 “대만 사람들은 5%의 원주민을 제외하고는 다 이민자”라며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사업을 꾸리길 원한다”고 말했다. 타이뻬이/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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