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바다, 저작권 분쟁 매듭

로엔 등 30개 음반사 소송 취하 합의

개인 대 개인(P2P) 방식의 파일공유 서비스 업체인 ‘소리바다’가 수년간 지속돼 온 저작권 분쟁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리바다는 16일 로엔엔터테인먼트(옛 서울음반) 등 30여 음반사와 과거 음원 사용에 대해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대신 양쪽 간에 진행됐던 소송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소리바다 김태훈 정책팀장은 “출혈이 있더라도 빨리 분쟁을 매듭짓는 것이 미래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며 “합의가 이뤄진 음반사들 외에 엠넷미디어가 과거 음원 사용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이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소리바다 쪽은 정확한 보상 금액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합의의 배경에는 지난 5월 1일부터 시행된 새로운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이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새 규정에는 곡수 및 사용기간을 제한하지 않는 무제한 음원 내려받기 서비스에 대한 저작권료 징수 기준이 포함돼,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서비스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게 했다. 한 음반업체 관계자는 “새 징수 규정이 나오면서, 서비스 사업자들이 곡수를 제한하되 기간이나 복제를 제한하는 디아르엠 기술을 해제한 다운로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사업자와 저작권자 사이에서도 디아르엠 프리가 시장 성장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지면서 소리바다와의 분쟁에 대한 명분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와 새 징수 규정에 따라 소리바다는 월 4000원에 무제한으로 음원을 제공하던 서비스 모델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음원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소리바다가 이동통신 업체에 소속된 거대 음반사들로부터 음원을 공급받자면 어느 정도 타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