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린 멜빈(사진)
콜린 멜빈 ‘헤르메스 오너십 서비스’ 대표
“밀턴 프리드먼은 사회적 책임은 기업의 이윤을 확대하는 길이라고 이야기했죠. 사회책임투자자인 저는 프리드먼의 말을 전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콜린 멜빈(사진) ‘헤르메스 에퀴티 오너십 서비스’ 대표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말을 인용해, 사회책임투자와 기업 이윤 추구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사회책임투자 분야의 전문가로 손꼽히는 멜빈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의 정기 모임에 참석해 ‘투기꾼이 될 것인가, 선량한 관리자가 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연데 이어 청중들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멜빈 대표의 헤르메스 에퀴티 오너십 서비스는, 영국의 대형 연기금인 브리티시텔레콤(BT)연금이 대주주로 있는 헤르메스연금자산운용의 자회사이다.
멜빈 대표는 “사회적 책임과,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 창출이 맞닿아 있다는 의미를 아우르기 위해서 ‘사회적 책임’보다는 ‘지속가능성’이라는 용어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책임’라고 규정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그 용어 자체가 이익을 추구해야 하는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여기게 한다”고 말했다.
‘지속 가능한 경영’을 강조한 그는 몇 가지 예를 들면서 사회책임투자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노르웨이의 국가연금펀드가 노르웨이 국민이 지향하는 가치를 수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노르웨이 국가연금펀드가 투자를 통해 기업의 지배구조와 윤리적 책임을 개선하면 결국에는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리게 되는 셈이라고 그는 풀이했다.
그는 “연기금 등 많은 기관투자자들은 한 국가나 기업의 경제 활동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선량한 관리자로 지속 가능한 경영 활동을 하도록 간여한다면 국가의 경제 정책이나, 기업의 경영 활동이 장기적으로 올바른 방향에 맞는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한 기간 동안 벌어졌던 화물연대의 파업에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화물연대의 파업을 인권의 문제에서 봤을 때 노르웨이 국가연금펀드와 같은 사회책임투자자가 (사회적 압력을 행사하는 방향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임금 뿐만 아니라, 생존권을 포함한 인권의 추구는 결국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과 연결됨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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