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넘쳐나는 돈 …대출 억제만으로 잡힐까

등록 2008-07-02 19:47

통화량(M2) 증가율 14.9%…1999년 이후 신기록
정부 “가계대출 심사강화·대기업 M&A대출 억제”
정부가 시중에 과도하게 풀린 돈을 관리하기 위해 금융기관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처럼 정부가 우회적으로 돈줄을 죄면 유동성 증가 속도는 다소 둔화하겠지만, 은행 문턱이 높아지면서 서민들이나 영세 중소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2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서 “과도한 시중 유동성에 대해선 건전성 차원의 관리를 추진하겠다”며 “특히 은행의 대출 확대와 외형자산 확대 경쟁으로 인한 유동성 증가에 대해 건전성 차원의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가계대출은 상환능력 중심의 여신심사 강화 △대기업 대출은 과도한 인수합병(M&A) 대출 억제 △중소기업 대출도 리스크 관리 강화 △은행의 자산확대 경쟁을 막기 위한 수익성과 건전성 집중 관리 등이다.

정부가 이런 유동성 관리대책을 내놓은 것은 올해 들어 유동성 증가 속도가 위험 수준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4월 현재 2년 미만의 예·적금 등을 포함한 ‘광의 통화’(M2)는 1339조4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1999년 6월 이후 9년 만의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유동성 증가는 이미 위험수위에 이른 물가를 더욱 부채질할 게 뻔하다. 성장에서 물가안정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한 정부로선 유동성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그러나 건전성 관리로 유동성 대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출 규제 중심의 건전성 관리는 유동성 억제를 위한 하나의 방편은 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지난 5월 말까지 증가한 유동성(M2)은 80조원에 이르는데, 이 중 주택담보대출(9조원)이나 기업대출(39조원) 증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점도 대출 규제 중심의 유동성 관리 대책에 의구심을 남기고 있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고유가 등 외부 요인으로 물가가 올라 정부로서 마땅히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동성 관리 차원의 금융기관 건전성 감독 강화는 마땅한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나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유선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유동성 증가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분명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유동성 흡수를 위해) 정책금리를 올릴 경우 가계 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대출 규제로 유동성을 관리하더라도 일반 가계나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들에는 큰 부담을 준다. 은행들이 건전성을 높이려면 신규대출이나 기존 대출 만기 연장을 억제할 수밖에 없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