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아산 망연자실
피격 알고도 370명 금강산행 출발시켜 비난일어
피격 알고도 370명 금강산행 출발시켜 비난일어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소식에 현대아산 직원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현대아산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번 중단되면 언제 재개될지도 모르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이 12일 금강산을 찾아 사망사건의 경위 파악에 직접 나서기로 하는 등 파장을 줄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05년 가을 김윤규 전 부회장의 사퇴 파동으로 북쪽의 금강산 관광객 절반 수용 통보, 2006년 북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으로 여론의 금강산 중단 압력 등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과 관련해 숱한 고비를 넘겨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잠재고객의 심리적 위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신변 안전 사건이라는 점에서 정세 불안에 따른 이전 사건들과 성격이 다르다. 여기에 현대아산의 고민이 숨어 있다.
올해 금강산 관광은 모처럼 호조를 띠었다. 올 상반기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객 유치 목표는 11만5천명이었는데, 실제 관광객은 8만5천명이나 많은 19만명에 이르렀다. 현대아산 직원들은 올해 목표인 42만명도 초과 달성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내 왔다. 이번 사건으로 이런 기대가 물거품처럼 사라진 것이다. 금강산 관광을 총괄하는 윤만준 사장과 임원 등은 12일 오전 금강산으로 들어가 북쪽 관계자들을 접촉할 계획이다.
현대아산은 사건을 알게 된 뒤인 오후 2시30분께에도 관광객 370여명을 금강산으로 출발시킨 것과 관련해 비판이 나오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 관광 중단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정부와 회사 차원의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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