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육 선물 관련 주요 제도
21일부터 돈육 선물거래 시작…금 이어 두번째
선물회사·은행 계좌 필요…1000㎏ 단위로 거래
선물회사·은행 계좌 필요…1000㎏ 단위로 거래
돼지고기 선물 거래가 21일 시작된다. 1999년 금 선물 거래가 시작된 뒤로 두 번째 선물 상품이다. 선물 거래란 미래의 정해진 때 약속해 놓은 가격으로 사고 파는 방식이다.
돼지고기 선물시장을 연 이유는 무엇보다 돼지고기 값의 급격한 변동성 때문이다. 농축산물 중 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연간 3조6천억원어치가 생산되는 돼지고기의 지난 3년간 하루 평균 가격 변동 폭은 7% 수준이다. 이 때문에 양돈농가나 육가공업체는 가격 폭락이나 급등으로 피해를 본 일이 잦았다. 선물 거래를 통해 현물의 변동성과 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금 선물은 상장 이후 거래가 거의 없어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물시장이 제대로 형성돼 있지 못하다 보니 선물시장도 활성화될 수 없었다. 돼지고기 선물도 금 선물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까?
돼지고기는 금과 달리 생산 규모가 크고 현물시장도 잘 형성돼 있는 편이다. 또 시장 확대를 위한 초기 유동성 공급에 엔에이치투자·삼성·유진선물 등 3개사가 길게는 2년간 참여한다.
돼지고기 선물에 투자하려면 우선 선물회사나 은행에서 계좌를 만들어야 한다. 홈트레이딩 시스템(HTS)이나 전화를 통해 거래할 수 있고, 결제는 계약 체결 때 가격과 최종결제 가격 차이를 현금으로 주고 받아 이뤄진다.
한 양돈업자가 3개월 뒤 돼지고기 값 하락을 예상해 현재 가격인 ㎏당 5200원에 선물 매도계약을 10계약 맺고 3개월 뒤에 실제로 값이 4000원으로 떨어지면, 선물을 매입(청산)해서 1200만원의 수익을 거두게 된다. 현물가격 하락 폭만큼 수익은 줄어들지만, 1200만원 만큼의 손해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예상과 달리 가격이 6000원으로 올랐다면 800만원 손해를 보게 된다. 하지만, 현물에서 오른 만큼 이득을 봤기 때문에 전체로 따지면 큰 손해는 아니다.
양돈농가 처지에선 돼지고기 값 하락에 대비해 현재 값에 선물을 팔아 손실 위험을 피할 수 있고, 육가공업체는 돼지고기 값이 올라도 선물거래로 미리 정해놓은 값에 돼지고기를 사둬 평균 구매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결과적으로는 돼지고기 값 상승분이 바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을 막아, 물가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물론 투기 세력이 개입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거래소는 대랑보유 신고를 의무화하고 돼지고기 도매시장 운영기관으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아 시세조정을 감시하는 등 불공정 거래 차단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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