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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고물가·고금리 폭탄’ 서민가계 잿빛 경보음

등록 2008-07-24 08:09수정 2008-07-24 14:18

주택담보대출 받은 가구 흑자에서 적자로 추락
담보대출에 다른 빚까지…파산 위험에 직면
빚이 없는 집, 저축액이 절반으로 떨어져
<한겨레>는 고물가-고금리-자산가격 하락이 가계 경제에 끼칠 영향을 미시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경제교육업체 ‘에듀머니’를 통해 대표적인 세 가구의 ‘올 12월 예상 가계부’를 작성해봤다. 이들 가구는 에듀머니한테서 재무상담을 받았으며, 통계청 조사에 따른 도시 근로자 가구 평균 소득(지난해 2인 이상 가구 월평균 367만5400만원)에 근접하는 사례다.

세 가구는 각각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구 △주택담보대출에 신용대출까지 더해 빚을 진 가구 △부채 없는 가구 등이다. 자산 및 부채는 현재 실태를 반영했으며, 지출은 올 1~2월과 똑같이 한다는 가정 아래 계산했다. 또 교통비는 20%, 주거관리비는 10%, 금리은 1%포인트 오른다고 봤다. 나머지 물가는 6% 상승한다고 가정했다.

▲ 중소기업 과장인 조광우(가명·41·경기 동탄)씨는 월소득이 375만원에 이른다. 지출은 지난 2월 370만원 수준이었다. 조씨가 월 식비 28만원, 문화생활비 2만원, 외식비 5만원 등 ‘짠돌이’ 수준의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가계지출에서 겨우 균형을 맞출 수밖에 없는 건 매달 들이는 142만원의 빚 상환 때문이다. 은행 빚 6천만원에 형제들한테서 6500만원을 더 꿨다. 아파트 값이 4억원 이상으로 뛰어 부동산 투자에는 만족하지만 가족 외식 한번 맘대로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가계부로 본 서민 경제
가계부로 본 서민 경제
이렇게 짠돌이 생활을 해도 올해 말 가계 경제는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교육비(67만→71만원)와 금융비용(142→143만5천원) 등이 뛰기 때문에 올해초 5만원 흑자에서 올 연말에는 12만원 적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경기 일산에 사는 공무원 손정수(가명·38)씨는 연이은 아파트 투자 실패와 무리한 대출로 빚이 불었다. 은행 대출 1억8600만원으로는 모자라 공무원연금 대출로 9600만원을 더 빚지고 있다. 맞벌이 월 수입 370만원 안팎의 가구임에도 빚 갚느라 가계 경제는 항상 적자다.

올해 1월 손씨의 가계부를 점검해보니 총지출은 460만원 정도였다. 한달에 90만원 적자인 셈이다. 올해 말에 적자 규모는 더 늘어난다. 교육비(51만→54만원), 용돈(84만→89만원), 금융비용(135→136만3천원) 등이 늘어 적자는 110만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매달 이런 적자가 쌓이고, 도와줄 친인척도 없다면 이미 신용대출 한도에 이른 손씨한테 ‘파산 위험’은 남의 얘기가 아니다.

▲ 경기 용인에 사는 중장비 운전기사 박선주(가명·36)씨는 올해 2월 맞벌이로 월소득 367만원을 거두고, 그 중 319만원을 지출했다. 48만원 흑자다. 부모님집에 같이 사는 덕에 마이너스통장 등 일체의 대출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흑자로 남는 돈은 펀드 등에 투자해 올 1월 현재 현재 1043만원의 금융자산을 갖고 있다.

이런 박씨도 고물가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주거비(35만→38만5천원), 식비(60만→63만6천원), 7살과 3살짜리 자녀 교육비(35만→37만1천원) 등이 올라 총지출은 339만5천원으로 늘게 된다. 가계의 흑자규모는 27만5천원으로 반토막 나, 결국 그만큼 저축액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우리집 재무건전성?

월 소득이 같다고 해서 재무상태가 동일한 건 아니다. 빚은 과다하지 않은지, 적절한 분산투자는 돼 있는지 등을 따져보면, 같은 수입이라도 처지는 완전히 달라진다. ‘에듀머니’는 아래 15개 설문 가운데 ‘O’가 2개 이하면, 전반적으로 양호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고 분석한다. ‘O’가 3~5개라면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고, 6~9개라면 위험한 재무구조이다. 만약 ‘O’가 10개 이상일 경우 파산의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분류된다. 더 이상 불이 번지기 전에 꺼야 하는 경우라는 것이다. 더 자세한 설문은 에듀머니 누리집(www.edu-money.c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1. 주택담보대출, 마이너스 통장, 현금서비스·카드론, 사채 등의 대출을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할 예정이다
2. 최근 6개월 사이에 빚이 늘었다
3. 빚이 전체 자산의 60% 이상이다
4. 소득에서 대출상환액이 20% 이상이다
5. 저축액(적립식 펀드 포함)이 월 소득의 20%를 넘지 않는다
6. 부동산 자산의 비율이 전체 자산의 70% 이상이다
7. 미래에 돈을 써야할 내용(재무목표)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8. 가계부를 꾸준히 쓰지 않는다
9. 일주일, 또는 월단위 소비 예산을 세우지 않는다
10. 저축은 그냥 보통예금이나 종합자산관리계정(CMA) 계좌에 쌓아만 두고 있다
11. 급여통장 또는 비상자금 통장으로 CMA를 활용하지 않는다
12. 펀드와 같은 간접 투자 상품에 가입하고 있지 않다
13. 대출 등 빚을 내서 주식 또는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14. 펀드는 1~2개의 상품에만 가입하여 분산투자를 하지 않는다
15. 은행 예·적금(3년 이하 단기자금용)없이 펀드(3년 이상 투자목적)에만 가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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