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한 회사 자산 팔아 그룹 책임 회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지난 2006년 인수한 대우건설의 자산 일부를 매각하기로 한 데 대해 대우건설 노동조합이 성명서를 내는 등 반발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달 31일 기업설명회에서 발표한 4조5740억원에 이르는 유동성 확보 방안에서 대우건설 자산인 부산 밀레오레, 사회간접자본 지분 등의 매각을 통해 2조원 가량을 조달하기로 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서를 통해 “대우건설은 계열사 이전에 매각 당사자인데, 매각 대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당사자 자금을 이용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그룹이 책임져야 할 일을 대우건설의 희생을 통해 책임을 전가시키겠다는 의미로밖에 해석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주주가치 제고와 재무적 투자자에 대한 이윤 보장을 위해 우량자산까지 매각하는 것은 대우건설을 껍데기 회사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며 “대우건설의 자산은 인수 당시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특히 “국내 최상위 건설사 가운데 엔지니어링 회사를 갖고 있지 못한 회사는 대우건설밖에 없다”며 “지금은 단기적인 주가부양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대우건설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경영계획을 시장에 제출해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건설사는 인재가 최고의 자산”이라며 “이번 기업설명회를 지켜본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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