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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유가 대 환율’ 물가 놓고 힘겨루기

등록 2008-08-12 19:22수정 2008-08-12 22:54

“환율상승, 유가 보다 물가부담 적어”
“환율상승, 유가 보다 물가부담 적어”
가파른 환율상승세에 물가안정 기대 줄어
전문가들 “유가하락폭 커 물가 잡기 기여”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데도 원-달러 환율이 빠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모처럼 일고 있는 물가 안정 기대감을 희석시키고 있다. 정부의 최대 정책 과제인 ‘물가 안정’을 사이에 두고 유가하락과 환율상승이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가격인 두바이유값은 11일 현재 배럴당 113.2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7월의 평균값 131.31달러에 견주면 15.3% 낮은 수준이다. 국제유가 변동은 대략 1개월 뒤 국내 생산자 물가에, 2개월 뒤에는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준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상반기에 분석한 자료를 보면, 유가 등 원자재값 20% 상승은 소비자물가를 0.8%포인트 더 상승시켰다. 거꾸로 계산하면 두바이유값이 현재 수준만 유지해줘도 소비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0.6%포인트 가까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유가하락은 원유 수입 부담을 덜어 경상수지에도 도움이 되고, 국민총소득도 증가시키는 효과를 낸다.

불안한 것은 환율 상승세다. 한때 달러당 1050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당국의 강력한 개입으로 7월까지 하향 안정세를 유지했다. 5월에 1036원이었던 월평균 환율이 7월에는 1019원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최근 다시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 11일 1030원선을 돌파했다. 12일에도 나흘 연속 오르며 달러당 1034.7원에 거래를 마쳤다. 경상수지가 지난 6월 흑자로 돌아선데다 최근 유가하락으로 원유 결제용 달러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예상밖의 흐름이다.

외환시장의 딜러들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환율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그동안 유럽 경제가 미국 경제보다 낫다는 판단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였으나, 최근 경제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달러가 반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정책금리를 인상한 것도, 예상밖으로 환율상승에 일조하고 있다는 게 외환 딜러들의 판단이다. 일반적으로 금리인상은 자국 통화가치를 끌어올려 환율하락의 요인이 된다. 그러나 신한은행 홍승모 금융공학센터 차장은 “최근 금통위의 정책금리 인상은 당국이 ‘금리’로 물가를 조절하는 대신 외환시장 개입을 줄일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됐다”고 설명했다.

유가와 환율의 힘겨루기 양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대체로 유가 하락폭에 견줘 환율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한다. 홍승모 차장은 “미국 경제가 그리 좋은 것은 아니므로 달러 강세에는 한계가 있다”며, 원-달러 환율상승 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실효환율 10% 상승은 소비자물가를 0.5% 가량 끌어올렸다. 아직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그리 크지 않고 추가 상승도 제한적이라면, 그것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또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 거시·금융·경제부장은 “상반기에는 유로, 엔 등 다른 나라 통화가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만 약세를 보였으나, 지금은 다같이 달러에 견줘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각국과 교역비중을 고려해 산출하는 (실제로 물가에 영향을 주는) ‘실효 환율’은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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