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피격사건 장기화·환율 급등
상반기 관광객 ‘최다’ 순손실 40억원
상반기 관광객 ‘최다’ 순손실 40억원
금강산 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이 금강산 피격사건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아산은 올해로 10돌을 맞는 금강산 기념 구호를 ‘함께한 10년 함께할 100년’으로 정하고, 관광객 40만명 달성을 올해 목표로 삼았다.
1~6월 금강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65% 늘어난 19만명의 관광객이 몰렸다. 금강산 관광 시작 이후 상반기 최대 규모 관광객이었다. 하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면 40만명 목표 달성이 손에 잡히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금강산 관광객 사망으로 관광이 갑자기 중단돼 현대아산은 하루 수억원의 매출 손실을 보고 있다. 9월 말까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다면, 약 400억원 안팎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관광 중단 두 달 보름 만에 현대아산 올해 전체 매출 목표 3800억원의 10% 이상이 줄어드는 것이다. 지난해 현대아산 매출액 중 금강산 관광 비중이 54%를 차지했다.
현대아산은 99년 창립 이후 금강산 관광지구 부두·도로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계속 적자를 보다 2005년 57억원을 시작으로 2006년 37억원, 지난해 196억원 등 3년 연속 흑자를 봤다. 흑자 가운데 금강산 관광 부문 비중을 보면, 지난해 73%(140억원), 2006년 67%(25억원), 2005년 77%(44억원)였다. 매년 흑자 규모의 70% 안팎을 차지하던 금강산 관광 중단 장기화는 현대아산에 치명적이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2005년부터 관광객이 30만명을 돌파하는 등 꾸준히 늘어 매출액이 증가했고,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인프라가 갖춰져 원가 측면에서 큰 폭의 증가 요인이 발생하지 않아 흑자로 전환했다”며 “그러나 금강산 관광 중단이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다시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지난 1일부터 일부 직원들에게 급여 50%만 주고 재택근무를 시키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정부는 현대아산에 금강산 사건의 돌파구를 찾아보라고 공을 넘기지만 현대아산은 확실한 대북 채널 등 뾰족수가 없어 고민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대아산이 지난 10년 동안 남북관계를 개척해 왔지만 금강산 관광 재개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처럼 정부가 별도의 금강산 관광 지원 대책을 내놓진 않겠다는 뜻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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