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에 탄원서 제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저가항공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를 비롯해, 제주항공과 영남에어 등 국내 대표적인 4개 저가항공사가 25일 국토해양부에 인천타이거항공의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허용하지 말아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인천시는 싱가포르 타이거항공과 합작으로 ‘인천타이거항공’을 설립해, 내년 상반기쯤 첫 비행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저가항공사들은 탄원서에서 “싱가포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은 타이거항공이 ‘인천타이거항공’으로 국내에 진출할 경우 국적 저비용 항공사들의 도산이 우려된다”며 “시장이 교란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타이거항공이 인천시와 협력을 맺으려는 이유는 ‘대한민국 항공사’ 간판을 달고 한·중·일 3국 간의 항공자유화 협정으로 확대된 3국 항공시장에 침투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중·일 항공자유화 협정의 결실을 지자체인 인천시가 싱가포르에 퍼주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인천시와 관련기관이 51%의 지분을 갖고 있더라도 항공사업 경험이 없어 인천타이거항공이 실질적인 경영을 주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고위 관계자는 “대한항공 등 국적항공사들의 이의제기가 있어 충분히 설명할 시간이 필요해 9월에 신청키로 했던 인천타이거항공의 면허신청을 당분간 보류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단지 당분간 보류할 뿐”이라며 “추후 상황을 지켜본 뒤 면허 신청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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