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대로
원-달러 환율이 1080원대로 급등하면서 지난해 2만달러를 넘어섰던 1인당 국민소득(GNI)이 다시 1만달러대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27일 한국은행이 추정한 올해 연 평균환율은 26일 현재 996.4원으로 1천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평균환율 929.2원에 비해 7.23% 상승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지난해의 2만45달러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화 기준 국민총소득 증가율이 원화 절하율을 넘어서야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은 원화 기준 국민총소득을 산출한 뒤 연평균환율을 반영해 달러로 환산하고 이것을 통계청 추계인구로 나눠 계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원화 기준 명목 국민총소득 증가율이 2005~2007년 사이 3.6~6.28%에 머물렀고 올해 경기침체로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 더구나 환율이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어 이 추세라면 올해 연평균 환율이 1010~1030원까지 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엘지경제연구원은 연 평균환율 전망을 1010원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삼성경제연구소나 한국경제연구원 등도 1천원대 초반으로 환율 전망을 올릴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1인당 국민소득은 3~4% 가량 줄어들게 된다.
한은 관계자는 “실질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어 물가상승을 감안하더라도 원-달러 환율 상승 비율만큼 국민소득이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남기 선임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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