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 갈수록 캄캄…8월 무역적자 월평균 2.5배 예상
실물경제의 경기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현재 경기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지난 1월 정점을 찍고 떨어지기 시작해, 7월까지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7월 지표가 두 달째 기준치 100을 밑돈 것은 경기가 후퇴 국면을 지나 이제 침체기로 접어들었음을 뜻한다. 그나마 7월엔 비관적인 전망에 견줘 선방했다는 분석이 많다. 7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9.1%나 늘었다. 수출이 36%나 급증한 덕이다. 설비투자도 10.7%나 늘었다. 소비재판매도 전월 대비 4.5% 늘어나며 넉달 만에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그동안 경기 둔화를 방어해온 수출이 심상치 않다.
지식경제부는 8월 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이 217억달러, 수입액은 278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중간집계했다. 비록 월말에 수출이 집중된다고는 하지만, 수입이 7월의 65%에 이른 상황에서, 수출은 겨우 53%밖에 안 되는 것은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보여준다. 8월 들어 2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폭은 무려 60억달러에 이른다. 정부는 월말에 수출이 크게 늘더라도 8월 무역적자폭이 30억달러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월까지 무역수지 적자가 월평균 12억달러였음을 고려하면 경상수지에 다시금 빨간 불이 켜진 꼴이다. 이는 최근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세계경제가 본격적인 후퇴 국면에 접어들면서 수출 둔화는 이제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우리 경제의 침체가 앞으로 더 깊어질 것임을 예고한다. 대미수출은 7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에 그쳤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은 올 들어 7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27.3% 나 늘어 아직까지 견조한 편이다. 하지만 베이징 올림픽 뒤 중국 경기는 둔화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는 게 국제금융가의 전망이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우리의 큰 수출시장인 동남아 경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유가 수혜를 보고 있는 중동 국가들에 대한 수출도 유가가 한풀 꺾인 뒤에도 큰 폭의 증가세가 이어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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