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채 가산금리 추이
한달만에 0.5% 치솟아…한국경제 불안감 반영
3분기 환율 변동률도 외환위기 뒤 최고수준
다음주 10억달러 외평채 발행 시장안정 변수 될듯
3분기 환율 변동률도 외환위기 뒤 최고수준
다음주 10억달러 외평채 발행 시장안정 변수 될듯
‘9월 위기설’로 인해 금융시장이 극심한 혼란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핵심 척도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5년만기)의 가산 금리(미국 국채와의 금리 차이)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환율의 변동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혼돈에 빠진 금융시장은 외국인 보유 국고채 만기가 돌아오고, 정부의 달러표시 외평채 발행 등이 예정돼 있는 다음주가 안정 여부를 판가름할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외평채 가산금리 급등, 환율 급변동 3일 기획재정부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외평채 가산금리는 지난 2일 188bp(1bp=0.01%)까지 올라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한국 경제의 위기 가능성에 대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반영되면서 지난 7월말부터 급등세를 보여, 불과 한달여만에 50bp나 치솟았다.
3분기 들어 환율의 변동률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이 특정 방향으로 쏠리면서 높은 변동률을 보이고 있어 환 투기 세력의 개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3분기들어 이달 2일까지 종가 기준 하루 평균 환율 변동률이 0.54%로 올해 1분기 0.41%, 2분기 0.47%에 비해 가파르게 올라갔다고 밝혔다. 올해 3분기 변동률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분기의 0.84% 이후 가장 높고, 같은 해 4분기의 0.5%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는 외환위기의 불안감이 여전했던 1998년 말 만큼이나 최근의 환율이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 주식시장이 환금성이 좋다보니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상대적으로 강하고, 여기에 심리적인 쏠림 현상이 두드러져 환율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음주가 금융시장 불안 최대 고비 금융시장의 이런 혼란은 다음주를 고비로 해서 어느 정도 단기 방향성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9월 위기설’의 배경이 됐던 외국인 보유 국고채(약 7조원)의 만기가 10일과 11일에 집중돼 있다. 정부는 상당수 자금이 재투자될 것이고, 상환자금도 충분히 확보된 만큼 만기에 따른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만기 도래 채권은 전부 다 빠져 나가도 외환시장에는 아무 영향이 없다“며 “채권 만기에 따른 위기설이 허구라는 게 밝혀지면 시장이 상당히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앞으로 9월 이후 경상수지가 좋아지고 외국인 증시 매도세도 악화되지 않는다면, 외환 수급사정은 중장기적으로 좋아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것이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외국인 보유 국고채 만기 도래 보다 더 신경을 쓰는 것은 다음주로 예정된 10억 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외평채 발행이다. 정부는 현재 외평채 가산금리가 매우 높아진 상황이지만, 현 수준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하는 데 성공한다면 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물 채권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외평채 발행에 성공할 경우,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과 그동안 미뤄져 왔던 공기업의 외화차입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김수헌, 변상호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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