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단협의회, 자금동향 등 점검
최근 번지고 있는 경제위기설과 관련해 삼성그룹 사장단협의회가 3일 이례적으로 금융 및 자금 동향 점검에 나섰다. 6월말 전략기획실 해체 이후 사장단회의가 사장단협의회로 바뀐 이후에도 매번 다양한 주제의 외부 강연을 듣는 형태로 진행됐던 데 비하면, 이날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계열사 사장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주재로 1시간 가량 진행됐으며, 9월 경제위기설에 대한 의견 교환과 각 계열사들의 방안에 대한 논의를 벌였다”고 전했다.
경제상황 점검에서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은 “순간적으로 기업 자금 사정이 어려울 수 있고 미국 국공채 만기 등 몇가지 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97년과 비교했을 때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이 많이 달라졌고 외환보유고도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9월 위기설은 과장됐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삼성 관계자는 말했다. 박준현 삼성증권 사장도 “증시는 속성상 천천히 올라갔다가 떨어질 때 급속도로 떨어진다. 그 때문에 이번에도 정상수준보다 과도하게 떨어진 것 같다”며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위기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만큼, 계열사별로 대응방안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규모가 적고 현금 자금이 부족한 일부 계열사의 경우 유동성 점검에 나서고, 삼성전자와 같이 협력업체가 많은 곳들은 자재 및 부품 조달업체의 어려움을 미리 파악해 지원 방안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보다 확대하기로 한 투자 및 고용이 계획대로 진행되도록 점검을 해나가기로 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