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 정부균 소장.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한국의 금융 촉수’ 국제금융센터 정부균 소장
“금융시장 폭과 넓이 아직 약해
’9월 위기설’에 시장 흔들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마무리?
투자은행 3분기 부실 지켜봐야”
“금융시장 폭과 넓이 아직 약해
’9월 위기설’에 시장 흔들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마무리?
투자은행 3분기 부실 지켜봐야”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 금융계 안팎의 눈길이 집중되는 곳 중 하나가 국제금융센터이다. 서울 명동 은행회관 3층에 자리잡은 이 센터는 외환시장 및 국제금융시장의 움직임을 감시하면서 조기경보음을 내는 ‘한국의 금융 촉수’ 구실을 맡고 있다. 외환위기 뒤인 1999년 3월 설립된 준공적 기구다.
‘9월 위기설’이 잦아든 가운데서도 외환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하게 움직였던 지난 9일, <한겨레>는 정부균(54) 센터 소장을 만나 국내외 금융시장 움직임에 대한 견해와 전망을 들어봤다. 정 소장은 인터뷰에서 “글로벌 신용불안 등 악재가 여전히 산적해 있어 단기적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면서도, “내년 중에는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 소장은 재정경제부 개발협력과장, 공적자금관리위 사무국장 등을 거쳐 지난해 5월부터 센터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달러화가 강세다. 일시적인 현상인지, 큰 줄기의 변화인지 얘기가 분분하다. 대세전환이 맞는가?
=8월 들어 급작스럽게 달러화가 강세다. 그러나 달러화 강세로 대세전환을 주장하는 시각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를 단정하기엔 부족한 면이 있다. 최근의 달러 강세의 주요 배경은 미국 경제지표 호조에 의한 것이 아니라 유럽과 일본의 마이너스 성장 및 유가 하락 등 주로 대외적 요인에 의한 것이다.
예전에도 미국은 경기침체 와중에도 일시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적이 있었다.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및 수입 둔화로 미국 무역수지 적자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달러화는 줄곧 약세를 보여왔기에 올라갈 때가 됐다는 얘기도 있었다. 지난해 발생한 서브프라임사태가 없었다면, 올해 초부터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을 것이다. 거기에 미국이 감세효과로 2분기 3.4%의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달러화가 강세라고 하지만 6개 주요통화로 인덱스로 만든 것을 보면 작년말 대비 2% 올랐을 뿐이다. 달러약세 추세가 지속돼 온 2005년 중에는 달러화가 12.3% 강세를 나타낸 바 있지만 대세전환은 나타나지 않았다.
미국발 금융불안 등 기존 달러와 약세 요인이 건제하기 때문에 추세 전환은 좀더 시일이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달러화 약세로 돌아설 요인이 잠복해 있다. 미국이 3, 4분기 감세효과가 끝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는 예측도 있다. 주택가격이 가장 큰 문제다. 고점 대비 18%이상 떨어져 내년에도 10% 이상 떨어진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 추가불안 요인 남아 있다.
미국 금리 오르고, 유럽 금리가 낮아져야 한다. 지금 미국은 연리 2% 수준, 유럽은 4.25%다. 유럽 쪽 금리 낮아지면서 둘 사이의 갭이 줄어 들어야 하는데, 미국도 인플레 한창이지만 경기가 나빠 금리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유럽은 한번 올렸는데 경기 나빠 내려야 할 입장이다. 틀리는 경우도 많지만 투자은행들이 그래도 정확히 예측하는 편인데, 내년 2분기에야 금리 조정 될 것으로 본다. 그 사이는 지금 수준 이어질 듯 하다.
최근 유가 많이 내렸지만 110불이라도 지난해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런 추세가 언제 바뀔지도 불확실하다.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아니지만 각국 외환보유액 1.5~3조 규모의 국부펀드 운용을 보면 새로 조성된 중동 쪽 국부펀드들이 대부분 유럽 쪽으로 들어간다. 완전히 강세 쪽으로 기우는 요인보다 약세 쪽으로 기우는 요인 많은 듯하다.
기조적으로 달러화 강세로 돌아서 계속 올라가지는 않을 듯하다. 물론 7년 정도 빠지고 있었으니 강세로 전환할 시점도 됐지만, 서브프라임 사태가 막을 내렸다는 확신이 서는 시점에야 그런 국면으로 들어갈 것이다. 올해 안에는 완전한 달러화 강세로 대세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국유화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마무리되는 것인가?
=미국 정부의 조치는 채권 금리 하향 안정과 주택시장 안정 등 단기적으로 시장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앞으로 이번 조치가 미국 금융시장의 자산가격 하락의 악순환을 막을 수 있는가에 따라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 미국의 은행들이 계속 자산가치가 떨어져 손실상각액이 5천억불 정도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 은행들은 자본을 새로 확충하거나 그만큼 자산을 팔아야 한다. 가진 것도 계속 부실화되고 있으니 반대 편에서 은행은 대출기준을 계속 강화한다. 레버리지 효과를 줄이는 것이다. 기존 대출 회수하고, 신규대출은 줄이고 있다. 이렇게 대출 기준을 강화하고 자산을 매각하다보니 자산가격이 하락한다. 대출감소는 결국 투자위축과 경기 둔화로 이어진다.
은행 소유의 금융자산 가격 하락을 어느정도 차단할 수 있는가. 이번 발표는 큰 안정화 대책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장해주긴 곤란하다. 단기적으로 한계상황에 있는 금융회사의 부도를 막아주고, 회복할 시간을 벌어 주는 것이다. 장래까지 보장할지 여부는 두고봐야 한다.
씨디은행, 메릴린치 등 대형은행들의 3분기 실적이 10월 정도면 발표되는데 부실이 어느 정도에 이를지 우려된다. 3분기 때 상각 규모 크고, 4분기 연결되면 신용경색이 상당히 계속될 것이다. 미국이 페니메이 등을 구제한 것은 이곳의 규모가 5조3천억달러로 1%만 상각해도 500억불에 이른다. 폴슨 재무장관이 얘기한 것처럼, 이 회사 잘못되면 미국만의 문제 아닌 세계적인 금융공황으로 연결될 수 있다.
두번째,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건 주거용 부동산이다. 지금까지 상업용 모기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일본의 부동산 버블은 상업용 부동산에서 시작됐다. 미국은 다행히 지금은 상업용은 괜찮다. 서브프라임은 전체 모기지 10% 정도에 불과하다. 지금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연체율이 18.8% 수준이다. 프라임모기지는 70%인데, 이것도 연체율이 정상적일 때 2%이지만 지금은 3.7%까지 연체율이 올라 있다. 당장 문제는 아니지만 어떻게 될지 봐야 한다.
이밖에 미국인들은 빚이 많다. 대부분 오토론, 카드론(연체율 4.9%) 등을 갖고 있는데 이것도 어떻게 될지 봐야 한다. 금융시장 리스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도 문제지만 상업용, 프라임모기지에 더해 카드론, 오토론 등 개인신용도 계속 봐야한다. 리스크로 남이 있는 것이다. 그 분야도 정부가 경고 내릴 수준은 아니라도 썩 좋은 것은 아니다. 이게 연체율이 늘면서 은행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 있다.
이번 사태의 모든 원인은 주택시장에서 시작됐다. 주택가격 떨어지고 금리 올라가면서 시작된 것이다. 주택판매율 보통 월 700만채인데, 지금은 450~500만채 수준이다. 다만 판매하락세 둔화되고, 서브프라임 연체율이 조금 떨어지고 있다. 주택판매 등에서 저점에 온 듯한 느낌이다. 더 이상 밑으로 떨어지는 가능성은 줄었다. 한창 때와 비해선 아직 멀었지만 그나마 그게 희망이다. 프레디맥 등의 문제만 해결된다면 바닥에 온 것 같다.
하지만 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시작단계다. 프레디맥 등의 부실을 미국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면 전세계 금융공황이 올 것이다. 미국 정부가 이런 사태를 열심히 막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서, 그렇다면 바닥, 최악의 상황은 지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정상적으로 회복되기엔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이다.
-중국은 미국정부의 구제금융이 들어가기 전에 프레디맥 등의 채권을 팔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중국은 다 팔아버린 것은 아니고 물량 조절을 한 것으로 본다. 채권 보유량이 우리보다 엄청 많다. 비중을 축소한 듯하다. 중국이 판 이유는 자기 나름의 계산을 했겠지만 손절매를 한 셈이다. 가지고 있으면 채권가격도 올라가고 만기까지 갖고 있으면 손해는 보지 않지만, 워낙 외환보유고가 많아 수익률 목표가 나름 있질 않겠나. 채권도 가지고 있으면 3년 뒤에 팔면 손해는 보질 않는다. 일반 금융사들도 중간에 채권을 유통되는 것을 사다보면 월별 채권값 봐서 의무적으로 팔아버리는 운용시스템을 갖고 있는데 중국도 비슷하지 않을까 짐작한다.
일단 이번 조치 발표 뒤 주가는 떨어졌다. 기존 보통주는 배당을 않는다고 한다. 기존 주주들이 대개 투자은행들이다. 이 두 기관은 정부기관 성격 가지면서도 민간회사의 행태를 보여왔다. 이익 나면 나눠먹고 하는 통에 월가에서 동정하는 사람 없다. 기존 주주인 투자은행들은 배당금으로 수익을 나눠먹었다. 기존 주주들이 손해를 봐야 한다는 것. 국유화 첫단계로 들어가면 주가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한국은행 등 국내기관 소유분은 유동성에 문제 없나
=중국도 팔지 않느냐. 일부에서 돈이 묶인 것이라고 하지만 미국 국채는 현금과 같다. 미국 연방준비이사회는 은행만 상대한다. 상황이 어려워 지난번 여러가지 제도 만들어 투자은행들에게 현금이나 채권으로 대여하기도 했다. 외환보유고에서 투자한 국채는 현금이라고 봐야 한다. 중국이 이를 파는 것을 봐도 유동성에 문제 없다는 것이 확인된다. 한은 설명을 믿어도 된다.
-국내 금융시장이 여전히 혼란스럽다. 미국의 조처가 나온 직후 시장 좋았는데, 다시 악화되는 모습니다. 국내 금융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우리 금융시장은 미국 등 세계경제의 흐름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우리나라는 신흥시장 가운데 외횐시장은 홍콩, 싱가폴 보다 작지만 주식, 채권 시장의 규모가 크다. 이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을 세계경제의 흐름을 가장 먼저 보여줄 수 있는 바로미터라는 의미에서 ‘석탄 탄광 속의 카나리아’로 비유하기도 한다. 휴대전화 신제품이 나와도 한국 시장에 먼저 뿌려보지 않는가. 환율, 주가의 변동 폭이 클 수밖에 없다. 한국의 대미 수출 비중이 과거 20% 대에서 10%대로 줄어들면서 미국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하지만, 미국이 나쁘면 반대로 수출 비중이 늘어난 중국과 유럽, 일본이 나빠진다. 결국 미국 영향을 간접적이라도 크게 받는다는 얘기다. 지금 미국 외 다른 국가도 성장이 둔화되지 않느냐. 우리나라도 단기적으로 금융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잠시 뛰었지만, 9월 위기설에 묶였던 억압이 표출된 것으로 바로 다음날 조금 조정되지 않았나.
앞으로 미국 등 세계경제의 성장둔화, 글러벌 신용불안 등 악재가 여전히 산적해 있어 우리 금융시장의 단기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선진국 경기가 본격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을 보이는 가운데 그동안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던 신흥국 경제권도 경기하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도 구제금융 조처를 내렸지만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등 신용위기는 아직 진행형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내년 중 세계경기가 바닥을 확인하고 글로벌 신용위기가 진정되는 기미를 보인다면 우리 금융시장도 연말 또는 내년 중에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뿐 아니라 세계경기, 금융시장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다. 외국인들이 신흥국 금융시장 가운데 관심있게 우리나라를 보고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좋을질 것 같다고 하면 상대적으로 빠르게 반등할 수 있는 한국 등 신흥국 금융시장에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주가도 세계경기 침체, 유가, 금융불안 3대 악재가 조만간 좋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은 소량이라도 매도세 지속할 것이다. 6개국 신흥국 계속 보고 있는데, 모두다 빼가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시장은 일반적으로 실물보다 6개월~1년 선행한다고 한다. 내년에 상반기나 하반기에 저점이 확인된다면 금융시장부터 연말이나 내년 초에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
-환률이 너무 출렁거린다. 시장에선 정부의 환율정책에 잘못이 크다고 지적한다.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원화도 펀더멘털 상으로 약세 요인이 많다. 하지만 이렇게 까지 변동성 심한 것은 좋지 않다. 환율은 한달에 1% 범위 내에서 움직여왔는데, 지금은 변동폭이 4~5% 수준이다.
심리적 쏠림현상 탓에 진폭이 너무 커진 것으로 본다. 앞으로 학습효과가 있으니 쏠림 현상은 줄어들 것이다. 투자은행들의 예상이 하나도 맞질 않았다. 딜러들도 환율 전망을 하는 게 아니라 환율을 중계하는 것 같다. 그럴 수밖에 없다. 앞으로 어떤 수준일지 말할 수는 없고, 다만 지금 수준에서 등락 계속하지 않을까 정도 예상한다.
외평채 가산금리가 많이 올랐다. 글로벌 유동성 측면에서 유동성은 풍부하다. 돈이 없는 게 아니라 옛날에 비해 돈을 보수적으로 돌리는 것이다. 우리가 돈을 못구하는 게 아니라 이자를 많이 달라는 것이다. 이자만 많이 주면 돈은 얼마든지 있다. 차입여건 좋아지면 달러 유동성도 좋아질 것이다.
9월 위기설과 관련해 금융시장 전체가 큰 홍역을 치른 건 사실이다. 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9월 위기설의 근거는 넌센스에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흔들린 것을 보면 금융시장의 폭과 넓이가 아직 약한 점을 실감했다. 정부당국의 주장처럼 우리 스스로 과민반응을 나타냈다는 것도 사실이다.
시장은 균형만 이루고 있으면 높든 낮든 문제 없다. 주식이나 외환시장에서 정상적으로 10%, 5%만 먹겠다고 해야 하는데, 탐욕이 붙거나 다른 한편 공포에 사로잡힌다. 균형을 이루면 괜찮은데, 탐욕은 버블를 낳는다. 펀더멘탈로 보면 주가는 그렇게 떨어질 수는 없는데도 엄청 떨어졌다. 이번엔 공포감이 작용한 것이다.
외환위기 당시 환율이 하루에 100~200원 오른 적도 있다. 이번에 3~4일에 50원 오른 정도다. 심리적 과잉 반응이다.
원화 절상 관련해 올해 들어 호주, 뉴질랜드, 영국도 7~12% 모두 약세다. 다른 나라 통화들도 모두 약세인데, 우리 것만 약세가 된 것처럼 생각한다. 환율 변동은 손해와 이익을 보는 양면성이 있는데, 이익 측면을 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중국 주식이 연초 비해 60% 떨어졌다. 그런데 과열로 인한 당연한 조정으로 평가한다. 우리는 주가 하락에 대해 위기의 징조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 정부 잘못도 있지만 투자자 스스로 그런 경향이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정부, 시장 참여자 모두 느꼈을 것이다. 명확한 사실을 전달해 신뢰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을 것이다. 정부는 시장 반응을 빨리 모니터링하고 쏠림이나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 등에 대응해야 하는데 미진했다. 9월 위기설이란게 연초부터 얘기됐던 것이다. 외국 투자자들에게 정책설명회를 해서 터무니 없는 오해나 불신을 사전에 차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위기관리대책을 이미 모두 갖고 있다. 이를 시장에 알려 양해를 구해야 한다. 시장 참가자들이 불안한 건 변동성이 높기 때문이다. 불안해지면 쏠림현상 생길 수 있다. 이번 사태 계기로 정부와 시장 참여자 모두 느꼈을 것이다. 누가 일방적으로 잘못한 것은 안니다.
-앞으로 국내 실물경제는 어떨 것으로 전망하는가?
=최근 주요나라의 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되고 있는데 현재 주요 선진국은 이미 경기후퇴가 가시화됐다고 봐야 한다. 선진국 23개의 성장률 살펴보니, 지난해 4분기 이후 마이너스 또는 제로 성장 15개국에 이른다. 금년 2분기 유럽, 일본은 마이너스 성장했다. 중국은 아직 10% 대지만 4분기째 계속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 금년 전체는 10% 내외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 작년 12% 비하면 많이 떨어진 것이다.
신흥국은 신용위기 영향 덜 받고, 인플레로 고생했다. 선진국 경기둔화에 따른 수출위축으로 작년 비해 성장률 폭 줄었다. 우리나라 쪽은 한은 자료를 보니, 지금 내수 쪽이 안 좋다. 2분기만 보면, 4.8% 성장했는데 내수가 1.8%, 순수출 3.3% 기여했다. 수출 때문에 그나마 경제가 4.8% 올라간 것이다. 주시할 것은 미국, 중국이 어느정도 할 것인가, 신흥국의 경제확장이 수축 여부가 어느정도일까 하는 대목이다. 수출대상 지역 다변화돼 있어 신흥국도 봐야 한다. 미국과 중국 쪽 성장 전망이 좋질 않다. 특히 중국경기 둔화되면 대중국수출도 줄겠지만, 중국에서 덤핑수출에 들어갈 수 있어 2차적으로 괴로워진다. 리스크 관리해야 한다.
신흥국은 아직도 좋은 편이다. 수출다변화를 많이 해서 최근 미국, 유럽 대상 수출 감소분이 자원 보유국인 남미, 중동 수출 늘고 있어 상쇄해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어려워 질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성장률이 떨어지고 하는 것은 펀드멘털이 악화된 것이라기 보다 대외여건이 안 좋아진 측면이 강하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 안되고, 내수도 위축돼 있다. 금년말까지는 안 좋을 듯하다.
정부가 선진국 경기침체 영향을 최소화해 갈 것으로 안다. 단기적으로 통상여건 악화에 대한 대비 및 자유무역협정 추진 등 교역활성화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성장잠재력 확충이 중요하다. 요소별 생산성 향상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국민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뢰를 갖고 있다면 단기적으로 어려운 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 결국 다 아는 내용인데 규제완화, 공기업 민영화, 서비스와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하고, 통상확대하고 FTA 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한다면 희망이 보인다.
내년 중에는 글로벌 실물경제 악화세가 진정되고 회복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보인다. 유가안정 및 인플레 완화에 따른 각국의 경기진작, 글로벌 신용위기 진정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저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있다. 아이엠에프도 내년 4분기에는 성장률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른 나라 비해 우리나라의 주가하락폭과 환율 상승폭이 매우 크다.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혹시 외국인들이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을 나쁘게 보기 시작한 것은 아닌가?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움직인다는 점은 최근의 현상만은 아니다. 과도한 변동성 뒤에는 우리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활발하게 팔고 사는 점도 있지만 내국인 투자자들의 쏠림 매매 현상이 이를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최근 주가 급락시에도 외국인과 함께 개인투자자들의 매도가 주가 급락을 주도한 측면이 크다.
최근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은 조금씩 나빠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투자은행들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하향조정하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앞으로 수출도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큰 폭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
글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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