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없나” 문의 폭주
‘손절매 늦었다’관망 분위기
‘손절매 늦었다’관망 분위기
미국발 금융 충격으로 코스피지수가 폭락한 16일, 증권사 객장에는 한숨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날 각 증권사 창구에서는 주가연계증권(ELS)를 비롯한 파생상품 가입으로 손실을 입지 않을까 문의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았다. 강남의 한 증권사 영업점에서 일하는 김아무개(27)씨는 “개인투자자들이 최근에 관심을 많이 가졌던 주가연계증권이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맞물리는 게 아니냐는 궁금증을 갖고 전화 문의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다만, 항의보다는 대체로 설명을 해달라는 문의였다고 전했다.
증시전문가들은 국내 투자자들이 리먼브러더스의 파생상품에 직접 가입한 것은 아니기에 그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파생상품을 발행하거나 판매한 증권사들은 얼마간 피해를 입을 것은 사실이지만, 그 손실이 개인 투자자에게 전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메릴린치의 경우, 인수자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채무까지 인수하기 때문에 파생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보는 피해는 없거나 미미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한편에서는 원망섞인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지난 5월 1900선 가까이 올랐을 때 손절매 기회를 놓쳤다고 여기는 투자자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현대증권 장철종 분당정자동지점장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투자자들의 목소리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주식이나 펀드 투자에 있어 손절매 시기를 놓쳤다고 보고 국내외 증시가 안정을 찾기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동양종금증권 시청프라자 지점 담당자는 “펀드 가입 고객 사이에서는 자포자기 상태로 멀리 보고 기다리겠다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라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 쪽은 이날 주식형펀드의 환매와 신규가입 금액이 20억여원으로 대량 환매나 저가 매수의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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