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청이 ‘우유 등 유성분이 든 모든 중국산 식품의 수입 전면 중단’ 등의 대책을 발표한 25일, ‘멜라민’ 성분이 검출된 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타드’ 제품을 식약청 직원이 들어 보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원산지 표시 없어 오해 걱정”
소비자 불신 고착될 우려
소비자 불신 고착될 우려
올해 초 이물질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식품업계가 또다시 중국산 ‘멜라민 분유’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주 중국 수입식품과 중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해 들여온 가공식품을 거둬들여 멜라민 함유 검사를 실시하자, 식품업체들은 초조하게 검사 결과 발표를 기다려 왔다. 하지만 해태제과 등 2개 업체 판매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발표에, 멜라민 불똥이 식품업계 전반으로 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현지공장에서 ‘카스타드’와 ‘미 카카오케익’ 두 제품을 생산해 국내에서 팔고 있는 오리온 관계자는 “두 제품에 들어간 분유 모두 프랑스산인데, 중국산 분유가 아닌지 묻는 소비자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며 “멜라민이 나온 타사 제품과 이름이 비슷해 오인하는 소비자도 있어 이래저래 매출에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칭다오 현지공장에서 만든 ‘애플쨈’ 비스킷을 국내에 들여와 유통하고 있는 롯데제과도 “애플쨈에 분유가 들어가지만 캐나다산을 쓰고 있어 안전에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포장에 분유 원산지 표시가 안 돼 있어 소비자들이 중국산으로 오해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업체들은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오이엠 방식으로 제조된 제품에 비해 안전관리가 잘되고 있다”며, 멜라민 분유 파문이 현지공장에서 생산되는 자사 제품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적극 해명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검출된 멜라민이 우유나 분유가 아니라 2차 제품인 과자에서 발견됨에 따라 그 파장은 가공식품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기생충 김치, 이물질 과자, 일본의 농약 만두사건 등으로 중국산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깊은데, 멜라민 분유 사건이 터져 식품업계 전반에 소비자들의 불신이 고착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윤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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