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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중소 수출업체, 환율 널뛰기에 속앓이

등록 2008-10-06 19:53

키코 피했지만 환율 폭등으로 막대한 손실
매출 마진율 1~2%인데 환율변동폭 2~3%
대손충당금액 계속 불어 자금부담 가중 돼
이런 저런 이유로 ‘키코’(선물환 통화옵션상품)에 가입하지 않아 가슴을 쓸어내렸던 중소 수출업체들도 최근 환율 널뛰기가 반복되면서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환율 등락이 방향성을 잃다보니 환헤지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수출 기업은 환율이 안정돼야 원자재 수입과 가공품 수출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어떤 식으로 사업을 해나가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고 기업 관계자들은 토로했다.

석유화학제품을 수출하는 ㄱ무역업체 이아무개 사장은 최근 아예 환헤지를 포기하고 손을 놓았다. 지난해 시중은행 직원이 회사를 찾아와 “좋은 상품이 있다”며 가입을 권유했으나 이 사장은 마다했다. 대기업 종합상사에 있었던 경험에 비춰 “금융공학은 믿을 수 없다”는 철학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환헤지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올해 초 다른 수출 중소기업이 ‘키코 폭탄’에 아우성을 칠 때 이 사장은 느긋한 편이었다.

그러나 이 사장도 최근엔 밤잠을 설치고 있다. 환율 등락 폭이 워낙 심해 언제 환전을 해야 할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환헤지는 어느 한 방향으로 흘러간다는 전제에서만 의미가 있다”며 “지금 상황에선 열심히 환헤지를 하는 것보다 아예 내버려두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월에 5,6,7월물에 대해 950원에 헤지를 했으나, 현 정부의 고환율 정책으로 1100원대까지 환율이 뛰면서 3천만원의 손실만 입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200원을 넘어 1300원선까지 넘보고 있다.

순수 무역업체의 매출 마진율은 1~2%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환율변동폭은 하루에만 2~3%씩 오르내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사장은 “결제일이 닥치면 꼼짝없이 원하지 않는 환율대에 환전을 해야하고, 이는 곧바로 손실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최근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추가 환율 피해를 막기 위해 환율 동향 및 환관리기법 설명회를 열었을 때 수백개 업체가 몰려들었던 것을 봐도, 중소 수출업체들이 환율에 얼마나 민감해 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대구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해 수출하고 있는 ㄴ사도 키코에 가입하지 않고 선물로 환헤지를 했다. 그러나 환율이 1300원선까지 육박하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이 업체의 김아무개 이사는 “계약 조건이 맞지 않아 키코 가입을 미뤘는데 키코 사태가 터져 우리는 행운이라 생각했다”며 “그러나 지금 환율대에선 우리도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업체의 경우 950원대에 환선물을 계약했는데, 환율이 오르면서 지금은 계약금액의 2%씩 집어넣어야 하는 대손충당금액이 계속 불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 해약을 하지는 않았지만 예상 손실액이 얼마인지 감을 잡을 수조차 없다”며 “자금 부담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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