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그룹 구본무 회장
임원세미나서 혁신 당부
엘지그룹의 구본무(사진) 회장이 최근 경기상황과 관련해 사업상황이 어려워졌음을 공식적으로 처음 밝혔다.
위기상황에 대비한다는 의미가 크긴 하지만, 각 대기업에도 금융시장 혼란 여파가 몰아닥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구 회장은 7일 서울 여의도 엘지트윈타워에서 열린 임원세미나에서 “최근 금융시장 혼란으로 인한 전세계적 경기침체로 우리의 사업이 상반기에 비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더욱이 글로벌시장의 소비 둔화가 단기간 내에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진단했다고 엘지쪽이 전했다.
구 회장은 이어 “상황이 어려울수록 실력을 갖춘 기업이 빛을 발하게 된다”며 “혁신에 기반한 ‘새로운 고객가치의 실현’을 통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또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 때 환율·금리 변화에 따른 리스크에 철저히 대비할 것과 시장 정체를 타개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 수립을 당부했다.
계열사들의 잇단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나온 구 회장의 이런 발언에 대해 엘지쪽은 “2분기보다는 3분기에 다소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일반적이지만 그렇다고 사업이 크게 안 좋았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오히려 당장의 문제보다는 금융위기와 그 여파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미래에 대비해서 전략적인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데 방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경우도 이날 정몽구 회장이 참여하는 경영전략회의를 여는 등 전반적인 점검에 나섰다. 또 8일 열릴 삼성그룹의 사장단협의회에서도 최근의 금융혼란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도있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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