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의 증권거래소에서 9일 거래가 중단된 텅빈 객장에서 한 거래인이 전화를 걸고 있다. 자카르타/AP 연합
금융위기로 주가 폭락이 계속되자, 아예 증시를 폐장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러시아, 아이슬란드, 인도네시아, 우크라이나, 루마니아 등 5개국은 이번주 20년간의 신흥시장 역사상 최악의 주가폭락을 기록한 뒤, 아예 증권시장의 문을 닫아 걸었다.
국가 부도에 직면한 아이슬란드가 9일 이틀 동안 주식거래를 중단했다. 유럽 증권거래소 오엠엑스(OMX)의 아이슬란드 지점은 이날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으로 주식거래 중단 결정을 내렸다며 “주식 시장은 월요일까지 개장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8일 러시아의 루블화 표시 미섹스(MICEX) 지수는 개장 30분 만에 14%나 떨어졌다. 이미 이번주에 20%의 폭락을 기록한 탓에, 오전 11시5분께 거래가 중단됐다. 최근 한 달새 열 번째다. 러시아 소식통들은 주식거래는 10일까지 재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증시도 9일 거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앞서 8일 10.38%가 하락한 뒤 거래를 중지시켰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증시가 문을 닫은 것은 2002년 자카르타 증권거래소 폭탄 테러 이래 처음이다. 동유럽 쪽도 위태롭다. 우크라이나 증시는 8일 하루종일 문을 닫았고, 루마니아도 이날 9.5% 추락한 뒤 주요 증권거래소의 거래를 중지시켰다.
<블룸버그 뉴스>는 “투자자들이 최악의 글로벌 신용위기가 더 많은 은행들의 파산과 경기침체, 원자재 값 하락을 초래할 것이란 걱정에서 시장을 떠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신흥시장은 리스크가 더 높은만큼 투자자들의 동요도 큰 것으로 풀이된다. 올 들어 러시아의 달러화 표시 아르티에스(RTS) 지수는 66%나 곤두박질쳐, 중국 시에스아이(CSI) 300 지수(-62%)와 인도 센섹스 지수(-44%)의 하락률을 넘어섰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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