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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수출 둔화세 뚜렷…내수경기 살리기로 ‘눈돌려’

등록 2008-10-26 19:50수정 2008-10-27 02:23

금융시장 추가 대책 검토 대상
금융시장 추가 대책 검토 대상
발권력 동원 ‘통화팽창’환율·물가 상승 우려
“유동성 경색이 문제”->정부인식 안이 비판도
외국인 관광객 등이 휴일인 26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에서 돈을 바꾼 뒤 환전소를 나서고 있다. 김봉규 기자
외국인 관광객 등이 휴일인 26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에서 돈을 바꾼 뒤 환전소를 나서고 있다. 김봉규 기자

‘긴급대책’ 내용과 전망

정부가 26일 대통령 주재로 연 긴급 경제상황 점검회의 뒤 내놓은 경제위기 대응 방안은, 금리 인하 등을 통한 유동성 확대와 더불어 대대적인 내수 진작책을 예고하고 있다. 한마디로 내수 진작으로 성장기조를 되찾아 금융위기를 돌파해 보자는 전략이다.

이런 전략은 두 가지 상황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다. 첫째, 국내 은행들의 달러 및 원화 유동성 위기는 어느 정도 고비를 넘겼고, 또 더 악화하더라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요하면 한국은행 발권력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전세계 주요국들이 경쟁적으로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펴고 있는 터라 한은한테는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두번째 주요한 상황인식은, 전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장기간 이어질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수출을 통한 성장 유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날 청와대 회의 뒤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세계경제 침체로 수출이 빨리 회복되기 쉽지 않은 만큼 내수 중심의 경기 활성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정부는 경상수지 개선을 위해 수출 활성화에 총력을 쏟으려 했으나 대외 환경 탓에 수출을 크게 늘릴 마땅한 방법이 없다. 실제로 수출 증가세는 뚜렷하게 둔해지고 있으며, 내년 전망 또한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개선 방안도, 에너지 절약운동과 고환율을 통한 여행수지 적자 축소 등에서 주로 찾고 있다.

정부가 내수경기 살리기에 매진하기로 거시정책 운용전략을 잡은 것은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너무나 큰 위험요소를 여럿 안고 있다. 무엇보다 전제로 삼고 있는 상황 인식부터 안이하다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내 금융권의 유동성 위기가 고비를 넘겼다는 판단 자체가 ‘자아도취’에 가깝다. 한 시중은행 기업금융 담당자는 “지금은 유동성 부족이 아니라 서로가 신뢰하지 못해 생기는 유동성 경색이 문제”라며 한은이 금리를 더 내리고 은행채 등을 매입해주더라도 시중 자금경색은 해소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이달 들어 시중 자금시장 흐름을 보면, 유동성 경색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 쉽게 알 수 있다. 한은이 이달 초 기준금리를 내린 뒤에도, 은행과 기업의 핵심 자금조달 수단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회사채 등의 금리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외화 유동성도 불안하기는 여전하다. 정부가 은행 외화채무에 대한 지급보증을 선언한 뒤에도 환율 급등세가 멈추지 않는 것이 바로 시장에서 표시하는 불안감이다. 이런 대내·대외적 금융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섣불리 경기확장 수단들을 쏟아내면 불안을 더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한은의 발권력까지 동원한 통화팽창은 곧바로 환율과 물가 폭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내년 예산 편성과 관련해, 정부가 적자를 감수하고서도 추가적인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발상도 위험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재정수지는 대외적으로 국가신용도를 결정하는 주요 기준 가운데 하나다. 정부 스스로 신용을 떨어뜨리는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또 감세와 경기침체에 따른 세수 감소가 뻔한 상황에서 지출 재원을 확보하려면 국채 발행을 늘려야 하는데, 이는 금리를 끌어올리는 또다른 요인이 된다. 따라서 정부가 이번 종합대책에서 목표로 삼고 있는 ‘중소기업과 가계의 이자 부담 경감’과 배치되는 정책수단이다.


전반적으로 정부의 내수 진작책은 경제위기의 근본적인 치유와 충돌한다. 국내 경제위기는 과잉 유동성에서 자란 부동산 거품이 근본적인 불씨인데, 정부 정책방향은 이를 제거하기는커녕 더 키우는 쪽이다. 김수헌 안선희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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