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3.1%↓…‘1% 금리 시대’ 소비한파 성큼
중국 등 동시 금리인하…영·일·유럽도 내달 예정
중국 등 동시 금리인하…영·일·유럽도 내달 예정
금융 시스템 붕괴로 촉발된 미국의 경제위기가 실물경제까지 급속히 위축시키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상무부는 30일(현지시각)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3% 줄어, 2001년 이후 가장 급격한 경기위축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전분기 성장률은 2.8%였다.
이런 마이너스 성장은 소비지출 감소가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됐다. 개인소비도 3.1% 감소해 1980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자동차 같은 내구재 소비가 14%나 줄었고, 식료품·의류 등 비내구재 소비도 6.4% 줄어 195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내 전체 경제활동에서 3분의 2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감소한 것은 1991년 이후 17년 만이다.
<뉴욕 타임스> 인터넷판은 이날 “상무부 보고서는, 소비지출이 감소하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이를 상쇄할 성장엔진이 없다는 사실, 즉 미국 경제가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경기침체에 맞서기 위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9일 기준금리를 1.5%에서 1%로 인하했다. 이로써 미국은 최근 13개월 동안 9차례에 걸쳐 5.25%이던 금리를 1%까지 낮췄다. 중국, 노르웨이, 대만, 홍콩,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29~30일 실물경기 부양을 위해 또다시 일제히 금리인하 조처를 단행했다. 영국과 일본, 유럽중앙은행(ECB) 등도 다음달 중으로 잇따라 금리를 추가 인하할 예정이다.
사실상 ‘제로(0) 금리’에 근접하면서 ‘유동성 함정’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30일 “디플레이션이 실질금리를 끌어올려 중앙은행의 경기부양책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경제분석가들의 우려를 전했다. 소비 위축→물가 하락→기업이익 감소→고용 감축→소비 위축의 악순환이 이어질 것이란 얘기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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